[시민기자] 온 마을의 아이를 키워낸 진주 속 진주
[시민기자] 온 마을의 아이를 키워낸 진주 속 진주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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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
고비 고비 넘어 맞이한 10년
아이·부모가 함께 자랐다
날씨가 너무 좋은 가을날에 진주에 위치한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만났다. 경남 최초 사립 공공도서관으로 개관 10년을 맞이한 도서관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그 어려움을 몇 고비 넘긴 도서관은 다시 일어난 것처럼 단단함으로 그 길을 가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아이가 자랐고 엄마가 자랐고 행복한 꿈을 꿨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를 실천하고 있는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야기다. 10년 동안 지역민 모두가 운영 주체가 되어 책, 사람을 만나고 서로 위로를 받고 성장과 아지트, 놀이터 등 모두의 공동체로 늘 가능성이 열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가건물 2, 3층에 마련돼 있는 도서관은 입구로 들어가는 순간 사랑방 같은 느낌을 받았다. 별별 이야기로 꽃 피우는 곳곳의 공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꾸몄다. 이름도 예쁘다. 나누리, 하늘문, 반딧불, 옹달샘 특히 연두 계단은 아이, 어른할 것 없이 좋아하는 곳이라 한다.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미끄럼틀을 타며 동심을 즐긴다. 얼마 전에 문을 연 소리뜰은 야외에서 즐기는 독서 피크닉, 음악회, 놀이터 등 자유로운 공간이다. 이름은 공모를 통해 뽑았다.

그때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어린이 작업실 ‘모야’는 어린이가 저마다의 스스로 작업하는 자유를 만나는 모험의 공간이다. 선생님도, 교재도, 정답도 없다. 시도만 있을 뿐, 실패란 없다. 못한 작업도, 잘한 작업도 없는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되고 있다. 장서는 유아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숨을 불어넣는 그림책과 동화책이 절반 이상 찾지 했다.

진주그림책연구회 ‘도란’ 회원 작품인 ‘나를 찾아가는 드로잉 여행’이라는 주제로 작품 하나하나 나를 가꾸는 드로잉이 액자에 걸렸다. 진주 남강을 표현하거나 진주 전통시장을 그리는 자원봉사활동가의 진지한 작품세계는 그 공간이 지닌 따뜻함이 묵직하다. 따라 할 수 없는 깊은 도서관 이야기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윤선희, 양미선 요일 관장, 김미연 사서와 함께 도서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부심으로 열정 가득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와 함께 들렀던, 또는 도서관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독서모임과 엄마독서학교 등 첫 만남의 인연이 달라도 우연이 필연이 되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 동안 한 뼘 성장했고 꽃 피웠다. 그 뿌리가 벌써 16기에 이르렀다.

도서관이 들어서기 전 2009년 ‘엄마독서학교’가 운영되면서 책문화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이 정신적 뿌리가 모여 운영의 밑거름이 그려졌고 도서관의 자양분이 되었다. 특별한 것은 공간과 운영방식 등은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자원활동가가 되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했다. 도서관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일들, 그 선한 영향력으로 도서관의 존재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났다. 전국에서 현장답사를 올 정도로 운영의 우수한 모델을 배우고 갔다.

도서관에는 자랑할 만한 프로그램도, 활동도 너무도 많았다. 2009년부터 230강 이상의 독서문화프로그램 및 책문화 활동가 양성과정 등의 인문독서 강연과 밑줄 독서모임, 그림책친구들, 숲속친구들, 도란과 디적디적, 역사동아리 등의 작은 소모임은 모두가 함께 책과 사람, 삶이 스며드는 소중한 시간임에 틀림없었다.

진주그림책 연구회 ‘도란’ 회원 15명이 고치고 다듬고, 맞대어 7개월의 과정을 거쳐 진주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그림책에 담았다. ‘유등, 남강에 흐르는 빛’은 아마추어 엄마의 땀과 열정, 애정이 녹아내린 작품이었다. 순수 시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다 보니 열악하고 턱없이 예산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역민의 관심과 진주시의 조례 제정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기를 모두가 고민할 시점에 왔다.

양미선 관장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주문처럼 도서관이어서 가능한 일들을 즐겁게, 신나게, 가치 있게 만들어 가겠다”고 했으며 윤선희 관장은 “나에게 도서관은 인생의 1/3, 10년을 버터온 힘이라면 아이도 나도 도서관에서 배우고 읽히고 놀고 성장했던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앞으로도 사랑방 같은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진주에 있는 특별한 도서관이 아니라 전국에서 도서관의 존재 가치를 가장 잘 엮어가는 사람들의 삶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그런 정신을 품고, 아이와 엄마를 동시에 행복하게 만들면서 이 동네도 바꾸고 우리 사회도 바꿀 수 있다” 도서관 설립자인 성공스님의 말씀처럼 도서관이 그 매개체가 되었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10년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또 어떤 꿈을 짓고 커나갈지 지역 공공재로서 우리가 도서관에 관심을 갖고 이용해야 할 이유이며 마음의 자세이다.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별별 이야기로 꽃피우는 사랑방.



 
어린이 스스로 작업하는 자유를 만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마하어린이도서관.
터널 속 아늑함이 서린 반딧물 공간.
어린이작업실 ‘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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