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해축협사태, 내부통제·감사 시스템 재점검을
[사설]남해축협사태, 내부통제·감사 시스템 재점검을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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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소규모 축산농협에서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직원의 실수로 목표금액보다 100배 이상 계약금이 몰려 해당기관이 파산위기까지 몰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해군 축산농협은 최근 시중은행 및 제2금융권 금리인상 여파로 지난 1일 최고 연 10.25%짜리 NH여행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일반적인 적금 상품 이자가 연 5%인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높다. 당초 대면가입이 조건이었으나 담당직원의 실수로 비대면 설정하는 바람에 돌이키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다. 전국에서 고금리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목표금액의 100배인 총 5800개 구좌 계약금 1277억원이 신청됐다. 남해축협은 곧 사태를 파악하고 상품판매를 중단했지만 이미 걷잡을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부랴부랴 사태수습에 나서 예금주 5800여명에게 ‘직원 실수로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운 예수금이 들어와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적금 해지를 권유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 사실을 접한 고객들은 다행히 이를 받아들여 8일 현재 가입자 40%가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또 발생했다. 남해축협에서 해지를 적극 호소하고 있는 와중에 설상가상, 파산을 우려한 일부 조합원들이 오히려 축협을 찾아와 기존 예·적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축협측은 ‘어떤 피해도 입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12일(월요일)영업이 재개되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없다. 현재 진행형인 이번 남해축협사태는 단순히 직원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작은 금융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단순한 실수가 엄청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추후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결재 라인의 건전성 여부, 내부통제기능, 객관적인 감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시스템을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이번 사태의 저변에, 해당 금융기관이 부족한 유동성 자금 확보나 외형적인 성장에 치우친 나머지 무리하게 고금리 상품을 출시한 것은 아닌지도 자체감사 혹은 외부감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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