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탄소포 5990원
[경일춘추]탄소포 5990원
  • 경남일보
  • 승인 2023.01.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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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희 진주 갈전초등학교 교장
변진희 진주 갈전초등학교 교장


‘딩동∼, 변진희 탄소포 5990원이 입금됐습니다.’ 요즘에는 몇 백 만원부터 다양한 물건 당첨이란 내용까지 피싱 문자가 하도 많이 와서 돈이 입금됐다는 문자에도 심드렁해져 입금 확인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진짜 5990원이 입금됐다. 어찌된 일일까. 건강보험료 환급금 기 천원도 받아보았고 통장 휴면잔고 몇 천원도 받은 적이 있지만, 그런데 ‘탄소포’라는 단어와 함께 돈을 준다는 데는 기분이 그리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탄소포가 뭐지?’ 궁금증 해소를 위해 인터넷으로 탄소포로 시작되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더니 탄소포인트, 탄소포인트제, 탄소포집, 탄소중립 등이 열거돼 있었다.

‘아! 맞다. 탄소포인트제.’ 지난해 내가 근무했던 기관에서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하면 에너지 절감효과와 인센티브 제공이 있다는 공문을 접수하고 전 직원과 함께 가입해 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요즘같이 기후 위기가 우리 곁을 심각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지난여름 스리랑카의 물난리는 내게 충격이었고 기상이변이 새삼 무서운 것을 느꼈다. 탄소포인트제는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가정, 상업,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온실가스 감축 실천 제도이다. 이참에 5990원의 출처를 알고 싶어서 탄소포인트제 누리집에 들러 이방 저방을 살펴 본 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전국의 참여 가구 수 뿐 아니라 아파트, 개인의 온실가스 감축률도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우리 집 배출량은 전국에서 1124위이며 상위 1.18%에 들어 있었다. 돈도 돈이지만 수치로 등위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돌이켜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우리집 겨울철 실내 온도는 절대 18도를 넘기지 않는다. 그만큼 난방을 덜하면서 겨울을 났다. 오죽했으면 우리 집 아이들이 겨울에 반팔티 입고 거실에 앉아 있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을까? 그랬던 그들도 세월이 흘러 18도에 길들어진 어른이 됐다. 어쨌건 우리 가족은 겨울철 난방온도를 18도로 유지해서 아낀 난방비를 더 좋은 곳에 기부한 것이 십 년도 더 됐다. 덤으로 올해부터는 탄소포인트도 받게 돼 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직면한 생존 문제뿐 아니라 더 이상 간과해선 안 될 당면 과제이기에 2023년에는 더욱 많은 온실가스를 줄여 1000위 안에 드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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