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부영 군수의 선택과 우려되는 논쟁
[사설]김부영 군수의 선택과 우려되는 논쟁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0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부영 창녕군수가 황망하게 떠났다. 김 군수는 지난 9일 오전 9시 40분께 창녕읍 퇴천리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충격적이다. 선출직인 단체장이 이런 선택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유서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결백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수는 선거를 앞둔 지난해 3~6월 사이 경쟁 후보 지지세를 분산시키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행정사를 민주당 창녕군수 후보로 나가게 하고 그 대가로 지인을 통해 관련자 3명에게 1억원씩 3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후 3회에 걸쳐 1억 3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선거인 매수 혐의를 받아왔다. 김 행정사 등 선거인 매수에 관여한 4명은 구속된 상태로 김 군수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김 군수의 선택은 배경과 이유를 불문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 김 군수가 죽음에 이르게 된 까닭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죽음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는 잘 헤아려야 한다. 김 군수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이번 사건을 통해 논쟁보다 거듭 자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누구보다도 선출직 공직자들은 스스로 돌이켜보며 되새기길 바란다.

김 군수의 이러한 선택으로 행정공백 등 지역 공직사회가 뒤숭숭한 분위기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여러 명의 군수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면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보인다. 창녕군은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후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까지 김부영 군수를 포함해 6명의 군수 중 2명은 뇌물수수 혐의로 재임 중 군수직을 상실했다.

법규상 부군수가 업무의 권한대행 체제로 창녕 군정 안정화가 최우선이다. 단체장 공백으로 창녕 군정의 논쟁이 우려되고 있지만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는 4월 5일 보궐선거 때까지 3개 여월 동안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권한대행으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탓이다. 출범 6개 여월 만의 비보에 창녕군민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공무원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민선 자치시대를 맞아 단체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막중한 게 사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