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바일 청첩장 시대의 어두운 면
[사설] 모바일 청첩장 시대의 어두운 면
  • 경남일보
  • 승인 2023.04.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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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경찰서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휴대전화 해킹을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문자메시지로 날아든 모바일 청첩장을 눌렀다가 개인정보가 유출돼 수천만원의 대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피해자는 지난 4일 자신의 휴대전화에 도착한 모바일 청첩장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했다가 이른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휴대전화 해킹)을 당한 것이다. 모바일 청첩장에 파란 색으로 찍힌 인터넷 주소를 누른 순간 바탕화면에 어떤 앱이 설치됐고 이를 다시 누르면서 그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범인은 이렇게 확보한 개인정보로 알뜰폰을 개설한 뒤 다음날 인터넷 은행에서 6970만원을 대출받았다. 인터넷 은행은 대면 확인 없이도 돈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한다. 피해자의 휴대폰은 피의자가 피해자 명의로 알뜰폰을 개설한 순간 작동이 정지되었다. 수리하러 갔더니 본인이 가입치 않은 통신사로 번호가 이동돼 있었다. 피해자는 또 모바일 청첩장을 클릭한 뒤 이틀이 지나서 본인 메일로 K뱅크로부터 신규대출 안내서를 받았다. ‘비대면으로 K뱅크에서 7000만원이 대출된 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계좌로 이체됐다’는 내용이었다.

거의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대다. 이런 환경에서 청첩장과 부고 같은 개인간의 안내문도 종이 위의 문자가 아닌 모바일 안내문으로 바뀌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보편화하고 있다. 참 편리하지만 사천의 이 스미싱 사건으로 모바일 청첩장·부고문 같은 것이 지닌 어두운 면을 다시금 본다. 스마트폰 국민 소지율이 아무리 100%에 근접하고, 편리한 점이 많다지만 장년 이후 세대에게는 어렵고 그래서 불편한 것이 또한 이와 같은 ‘모바일 문화’다.

기초적인 것 어느 정도만 알아도 편리하게 쓸 수 있다지만 웬만큼 알아선 이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는 범죄자들 수법에 당하지 않을 재주가 없다. 우선은 모르는 번호의 문자메시지는 열어보지 않고 지워버리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은 특별 대책도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모바일 시대의 또 한 가지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를 우울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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