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형평운동 100년…국가기념일 제정 요구 의미
[사설]형평운동 100년…국가기념일 제정 요구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23.04.25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지역에서 일어난 우리나라 사회개혁운동의 하나인 인권운동의 효시로 평가받는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창립일인 4월 25일을 국가 차원의 기념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0년 전 진주에서 조직된 형평사(衡平社)운동은 저울(衡)처럼 평등한(平)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이다. 형평운동은 가장 차별받던 천민 백정들에 대한 차별 철폐와 인권 존중, 평등 대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시작됐다. 이후에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평등’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일깨우는 활동으로 확대됐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붕괴됐으나 차별, 편견은 여전했다. 교육은 물론 종교 활동도 예외가 아니었다. 진주에서 백정의 신분으로 자산가가 된 이학찬이 백정에 대한 교육차별에 분개해 신현수·강상호·천석구·장지필 등과 백정, 비백정 회원 80여 명과 함께 창립총회를 열어 형평사를 설립했다. 임시의장 강상호의 사회 아래 형평사 취지서와 사칙이 채택됐다.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인 계급을 타파, 모욕적인 칭호를 폐지, 교육을 장려하고 우리도 참다운 인간으로 되고자 함이 형평사의 주지이다. 백정도 사람답게 살 권리를 주장, 신분에 따른 차별 철폐에 나선 형평사는 12년간 활동, 평등사상을 전국에 전파했다. 일제강점기 시절도 형평사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형평의 날’로 정해 기념하는 행사를 매년 가져왔다. 하나 ‘모든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누리고 평등한 대우를 받아가며 살아가야 한다’는 형평운동의 이념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고 있다. 현재 25일은 ‘법의 날’로 지정돼 있고, 대법원을 상징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도 저울을 들고 있다. 형평사 이름과 형평사의 상징인 저울과 일맥상통하고 공정과 형평을 강조하는 법의 날과 형평의 가치가 너무나 닮아있다. 근대 대표 인권·사회운동인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형평운동 발원지 진주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하나 국가기념일에서 제외되는 등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점과 체계적 교육, 연구를 위해 국가기념일 승격 요구는 의미가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