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리산 케이블카 충분한 숙의 필요하다
[사설]지리산 케이블카 충분한 숙의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4.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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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이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사업을 공식화 했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지난 24일 “산청군민의 염원인 지리산케이블카를 설치해 지리산권 관광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면서 담당 TF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돌입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와 박완수 지사의 지리산케이블카 재추진 공식화에 맞춰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있는 지리산의 케이블카는 지자체마다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데다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자체는 늘어나는 등산객들의 발길로 황폐해져 가는 지리산을 되살리고, 장애인과 노약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교통복지시설로서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기술·공법의 발전으로 생태환경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등산객의 유도로 등산로 주변의 자연훼손을 막아 생태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정반대의 시각을 갖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이 국립공원의 훼손을 부채질하고 생명 다양성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환경부가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의 반려 사유로 ‘환경문제’ 보다는 ‘지자체 협의’를 강조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반대운동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각 지자체의 케이블카 사업에 허가를 내 줄 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지자체가 의견을 한 곳으로 모으지 않는 이상 번번이 무산되었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생태환경문제는 물론 케이블카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논의, 지자체간 이해관계 조정 문제 등 전반에 걸친 공감대 형성이 급선무다. 케이블카 설치는 다음 세대에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연자원을 보전하는데 최우선 방점을 찍고, 그런 가운데 더 많은 사람이 지리산을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돌이킬 수 없다. 못가거나 천천히 가더라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제다.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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