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연구단체 '형평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진주시의회 연구단체 '형평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 정희성
  • 승인 2023.07.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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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회, 강상호 선생 묘역 등 형평운동 유적지 현장 답사
진주시 의병로 250번길에 위치한 진주교회 앞에는 작은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에는 ‘진주에서 최초로 일반인들과 백정들이 함께 예배본 교회’라는 글이 적혀 있다. 호주 선교회가 1905년 설립한 진주교회도 초장기에는 일반인과 백정들이 따로 예배를 봤다.

이후 1909년 부임한 라이얼(D.M Lyall) 목사가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다”며 함께 예배 보기를 권했고 그해 5월 9일, 15명의 남여 백정 신도들이 일반인들의 예배에 참석했다.

이에 반발한 일반인들이 백정과 함께 예배를 볼 수 없다며 교회를 떠났다. 이른바 ‘동석예배 거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스콜스와 켈리, 두 선교사의 설득으로 석 달 뒤인 8월 1일 다 함께 모여 다시 예배를 봤다. 진주교회와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2013년 형평운동 90주년을 맞아 ‘신분 차별을 없애는 데 앞장선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이곳에 표지판을 세웠다.

진주시의회 의원 연구단체인 ‘100주년 진주 형평운동의 현대적 의미 재조명을 위한 연구회’는 최근 형평운동의 역사적 가치 연구를 위한 자료 수집을 위해 진주교회를 중심으로 형평운동 주요 유적지를 둘러봤다.

4일 진주시의회에 따르면 연구회는 지난달 28일 진주교회를 비롯해 진주향교, 의곡사, 옛 진주극장, ‘형평(衡平)’의 이름을 제안한 신현수 선생의 망진산 송공비와 묘소, 형평운동기념탑, 형평운동가 강상호 선생 묘역 등 유적지를 돌아보며 형평운동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진주향교는 옛날 백정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지역에 위치해 있어 백정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의곡사에서는 반(反) 형평운동이 발생했고 옛 진주극장에서는 형평사 창립 축하식이 열렸다.

신현수 선생은 유치원과 보통학교, 야학 설립 등 지역 교육에 힘을 쏟은 위인으로, 1932년에 현 망경동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지금의 망경초등학교 부근에 선생의 덕을 기리는 송공비를 세울 정도로 존경을 받았지만, 현재는 비석이 세워졌던 원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망진산 오르막길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연구회 회장을 맡은 신현국 의원은 “형평 유적지를 직접 방문해보니 그동안 무관심 속에 잊혀 가는 지역의 역사적 자산을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이들 역사적 자산을 발굴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형평운동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현장 안내를 맡은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신진균 운영위원장은 “지난 20년간 형평사업을 진행하면서 진주시의원들과 함께 역사적 현장을 살핀 것은 처음”이라면서 “연구회의 연구 활동이 향후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희성기자

 

신현국 회장을 비롯해 연구회 소속 의원들이 강상호 선생 묘역에서 신진균 운영위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진주시의회

연구회 소속 의원들이 형평운동기념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진주시의회
연구회 소속 의원들이 형평운동기념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진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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