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리산 산사태 그냥 볼 일 아니다
[사설]지리산 산사태 그냥 볼 일 아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7.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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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사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천왕봉 주변 산사태는 심각한 양상이다. 계곡이 새로 생긴 것처럼 드러나 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아 보는 이를 불안케 하고 있다. 통천문과 중봉 아래 칠선계곡 방면, 중봉계곡 등 천왕봉 주변 곳곳이 산사태로 흉물처럼 변해있다.

녹색연합이 지난 10일 지리산 산사태 현황을 공개했다. 환경단체의 공식조사라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녹색연합이 지난 6~7월 천왕봉, 중봉, 장터목, 반야봉 등 지리산의 산사태를 조사했더니 대형 산사태지역이 29곳이나 됐다. 그 중 2010년 이후 7곳에서 대형 산사태가 추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에서는 고사목이 더 흘러내려 다시 또 산림이 훼손되는 2차 피해도 발생한다. 이 같은 양상은 2019년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여름철 폭우와 침엽수 집단 고사가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 언제든 추가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을 안고 있다.

등산로와 인접한 산사태지역도 6곳이나 된다. 천왕봉, 중봉, 반야봉 일대에 집중돼 있다. 경사도가 25도 이상 가파르고 해발 1500m가 넘는 고산지역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집단 고사지역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고사한 침엽수는 뿌리의 토양 응집력이 사라져 토양이 들뜨면서 많은 비가 유입되면 금방 무너져 내리는 특성이 있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 가장 위험 시기다. 나무가 없는 산은 비가 오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등산로 부근의 산사태 지역이 위험한 이유다.

산사태는 자연현상일 수도 있다. 스스로 복원되는 자연적인 자생력에 기대할 수도 있지만, 지리산 산사태는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될 일이다. 기후위기로 집중호우 빈도가 많아지고 고사목 급증하는데다 등산로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민족의 영산이라는 지리산의 상징적 가치와 생태 환경적 가치도 크다. 환경단체의 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환경부 차원의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기초한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식생회복 노력과 함께 장기적인 산사태 복구계획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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