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국제대 파산을 계기로 본 지방대 현실
[사설]한국국제대 파산을 계기로 본 지방대 현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7.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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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소재 한국국제대가 끝내 문을 닫게 됐다. 법원으로부터 지난 13일 파산 선고를 받았다. 경남에서 폐교되는 첫 대학이다. 한국국제대 파산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국제대의 파산은 법인의 안일하고 방만한 학교 운영과 함께 정상화하고자 하는 의지 부족,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사학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이 겹친 결과라 할 수 있다.

파산 관재인이 폐교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지만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재학생들의 문제를 비롯해 직원들의 체불 임금, 미납된 공과금, 각종 부채, 해당지역의 쇠락 가속화 등 해결돼야 할 난제들이 산더미다. 재학생들은 인근 대학 유사 학과 등으로 편입학이 가능하다고 하니, 재학생들의 피해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재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체불 임금 역시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다. 하나 자산에 비해 채무가 더 많은 상황에서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 임금 체불에 대한 피해 최소화 조치도 요구된다. 그리고 한국국제대 폐교로 쇠락되는 인근 지역에 대한 활성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한국국제대의 파산을 단순히 지방에 소재한 하나의 대학 폐교로 봐선 안된다. 우리나라 지방대 대다수가 한국국제대 꼴이다. 한국국제대 처럼 재정난·학생부족 등으로 폐교의 길을 걷고 있는 지방대들이 즐비하다. 한국국제대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문 닫은 대학은 총 14곳에 달한다. 경남에서도 머잖아 폐교되는 대학이 또 나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조만간에 제2, 제3의 한국국제대가 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본격적인 대학 폐교 도미노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엄중하다. 대학들은 구조 조정, 학과 및 대학 통폐합 등 폐교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학 자체 역량만으로는 폐교 위기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가 차원에서 지방대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유도하고, 지방대가 혁신적인 대학 모델이 될 수 있게 인기·유망학과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래야 지방대가 산다, 그리고 지방이 살고, 국가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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