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긍정적으로 말하기
[경일춘추]긍정적으로 말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23.07.17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어느 주말 출장 후 돌아와 보니 거실에 발 디딜 틈도 없이 장난감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엉망진창! 딱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핀잔을 늘어놓으려 하는 나에게 남편과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 말투로 어떻게 놀았는지 이야기 했다. 나는 곧 ‘엉망진창’이라는 말 대신 “재미있었나 보네”라는 말로 바꿨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경험을 힘들고 실망스러운 경험으로 바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며 상대방과의 소통과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특히, 아이들은 언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습득하며 자라기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에서 좀 더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꿔 말해보자.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조용히 해”이다. 고학년의 경우 부드러운 목소리를 사용하도록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잠자는 고양이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 줄래” 라고 속삭여 보자. 교실은 바로 평정을 되찾을 것이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울지마”라는 표현보다 “울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면 어떨까? 이 표현은 아이의 슬픔이나 우울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게 해주며, 아이를 위로하고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도와줄까?”라는 말을 꽤 많이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시도하기도 전에 개입하게 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될 수 있다. 언제든지 도움을 주기 위해 내가 옆에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좋다.

때로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어떤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일을 간단하게 보이게 하지만 아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너는 어려운 일을 할 수 있어”라고 해 보자. 아이에게 자신을 믿을 수 있고, 도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아이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

필자는 강의를 마칠 때 습관적으로 “질문 있으신가요?”라고 묻는다. 대답은 뻔하다. “없습니다.” 그래서 바꾸려 한다. “어떤 질문이 더 있나요?” 이는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의도를 담고 있다. 질문이 무엇일까에 관한 것이다. 질문하는 것을 겁내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편하게 자신의 관심에 따라 질문을 선택하고 제시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질문은 더 많은 배움과 성장을 이끌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