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김해시 전국체전 유치 아쉬움
[기자의 시각]김해시 전국체전 유치 아쉬움
  • 박준언
  • 승인 2023.08.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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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 창원총국
박준언기자


김해시가 내년에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와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김해에서는 개회식과 폐막식을 비롯해 전국체전 49개 종목 중 15개, 장애인체전 31개 종목 중 9개가 열린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김해종합운동장 건립공사의 공정률은 지난 7월 46%, 올해 연말까지는 75%를 달성하고 내년 4월에는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규모는 지하 5층~지상 3층, 연면적 6만 8370㎡, 관람석 1만 5066석다. 사업비는 179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해시는 전국체전을 친환경 문화체전으로 개최해 지역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다.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11월에 실시된 조선야구대회를 기원으로 한다. 체육계 등에서 이견이 있지만 2019년 100주년 대회를 최초 개최지였던 서울에서 다시금 연것으로 보아 1920년을 기원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출발 초기에는 경기종목도 5개에 불과했으나 단일 종목별 경기대회를 차례로 개최하면서 종합 경기대회로 성장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명칭을 전국체육대회로 고치고 대회 방식도 시·도 대항제로 바꾸며 6·25 전쟁 중에도 명맥을 유지했다.

전국체전은 전쟁을 겪으며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도 사용됐다. 전국체전을 유치하는 도시는 정부 지원으로 운동장과 도로 등 각종 도시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순작용이 컸다면 지금은 오히려 부작용도 적지 않다. 특히 기초지자체가 전국체전을 유치할 경우 예산 대부분을 해당 지자체가 감당해야 한다.

김해시도 운동장 건립에만 드는 사업비 1793억원 중 1203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국비지원은 200억원, 도비는 390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운영비 등 다른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공사기간 물가 상승분이 건설비에 반영되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수백억씩 늘어난다. 김해시도 전국체전 준비로 다른 사업을 없애거나 예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 시민 편의와 시 발전을 위한 전국체전 유치가 오히려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치인의 재선 삼선을 위한 치적 쌓기용으로 성급하게 유치한 결과다. 운동장의 위치와 개최 시기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코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을 잘 치러야겠지만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신중히 유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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