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경남 공공의료 [7·끝]“민간이 할 수 없는 영역, 공공병원이 책임져야”
진단, 경남 공공의료 [7·끝]“민간이 할 수 없는 영역, 공공병원이 책임져야”
  • 임명진
  • 승인 2023.11.07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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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 정책위원장
나백주 서울시립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공공의료 전반에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인 서북병원의 원장직을 거쳐 서울시 공공병원 전반을 관리하는 시민건강국장을 지냈다. 지금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좋은 공공병원은 높아진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지역의 공공병원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의지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예방학을 전공하고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지역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에 관련된 연구를 많이 했다. 공공병원이 필요하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없는 곳이 많았고 있더라도 기능을 못하는 지역도 있었다.

당시의 경험을 소개한다면 대전에서 노숙인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때, 시립병원이 없어 노숙인 결핵환자가 입원하려면 멀리 마산이나 목포까지 가야 했다. 겨우 목포에 자리가 생겨서 내려갔는데, 입원하기까지 하루 이틀 머무를 곳이 없어 찜질방에 가는 경우도 봤다. 결핵환자를 돌보는 사회복지사 분이 감염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1995년 민선 1기 시절 대전 동구에 의료원 청사부지를 조성했는데 그 부지를 동구청 청사로 쓰겠다는 움직임이 있어서 뜻있는 이들과 반대 활동을 했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공공병원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경남에서 진주의료원을 폐지하는 바람에 오히려 대전에서는 공공병원에 대한 관심이 조성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선거에서 시립병원 건립 공약이 나오고 급물살을 탔다. 내겐 공공의료는 그런 역사가 있다.

-공공의료가 중요한 이유는.

▲고령화 추세에 자기가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거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공공의료는 환자가 아파서 올 때까지 기다리는 병원이 아니라 건강할 때 찾아가서 관리를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수도권으로 원정의료를 떠나는 현실에서 공공의료 확충은 필수라고 할수 있다. 농어촌 지역도 진료를 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은 의사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의사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공공병원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같이 논의해서 바꿔나갈 수 있는 정책결정 구조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병원에 대해 논란이 있다. 왜 그런건가?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외국과 달리 민간에서 의료 수요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해 왔다. 의료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는 가난한 사람, 먼 거리,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부분들은 의료시장의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는 해결이 잘 안되는 문제들이다.

저소득 계층이나 농어촌에 사는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똑같이 세금을 낸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의료의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민간의 영역에서는 시장 논리에 어려워지는게 문제다. 특히 지방에서는 소아과, 산부인, 내과, 외과 등 필수진료들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민간의 영역에서 할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공공의료의 역할이다. 수익이 목적이 아닌 지역의 의료 필요성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의료를 제공하고 책임지는 병원이다. 지역마다 그런 거점이 되는 곳을 반드시 둬야 한다. 진주에 의료원을 닫았다가 다시 여는 과정을 보면서 공공병원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공공병원의 적자를 착한적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지역에 가보면 소아과가 없거나 산부인과나 필수 의료과목이 하나씩 빠져 있는데도 종합병원 타이틀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없으니깐 진료도 안되고 의사도 오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는 거다. 공공병원은 의료 취약계층을 진료해야 한다. 의료원의 MRI와 초음파 등의 이용료가 저렴한 이유다. 그런 공공병원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적자는 ‘착한 적자’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공공의료의 적자 문제가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정감사 보고서에도 불가피한 적자를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실행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시나 경기도 처럼 공공병원이 의료보험 환자를 동급의 민간병원 환자들보다 많이 보는 비중을 계산해서 일정액을 보전해주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흑자경영을 하는 공공병원도 있다고 하는데, 왜 차이가 나는 건가.

▲전국적으로 의료원 경영지표를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까지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로 수가 보전을 많이 해줬다. 비급여 진료를 보험에서 커버를 해주는 쪽으로 늘려났고 공공의료 역할을 많이 하면 인센티브도 주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규모 있는 병원은 수지 부문에서 개선이 많이 됐다. 재미있는 부분은 의료원이 부대시설을 운영해서 벌어들인 의업외 수지까지 다 따져보면 절반정도가 흑자경영이다. 반면 순수하게 진료만 해서 벌어들인 의업수지만 보면 거의 대부분 적자다. 솔직히 공공병원인데도 의업수지에서 흑자를 내려고 노력하는 병원도 있다. 근데 결국은 환자들만 손해다. 의업수지에서 흑자를 이야기 하면 공공병원은 더 이상 공공병원 아닌 모습을 띨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경우 외국은 인건비, 환자보는 것, 재료 소진하는 것을 따져 매년 이정도 소진되니, 이 정도 예산 주겠다는 총액 운영 개념이다. 범위내에서 사용하고 평가를 할 때는 돈을 얼마나 벌었냐 보다는 환자를 얼마나 봤느냐를 따진다. 수익적인 측면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 난이도, 활동성을 평가한다.

-경남도의료원 진주병원은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

▲의료원 부지 평가위원으로 후보지로 거론된 진주와 하동, 남해 등 3곳을 다 돌아봤다. 하동은 응급실을 하던 병원이 문을 닫았고, 남해도 사정은 엇비슷했다. 병원이 다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결론적으로 서부경남 거점 공공병원으로써 지역의 특화된 현실을 고려하면서도 보편적인 진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의료원들은 대체로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진주에 들어설 새 의료원 자리는 국가항공단지가 있고 그 옆에 또 공장단지가 있다. 선정 당시에 교통편이나 지리적 위치가 안 좋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당 지역에 도로나 대중교통이 늘어나게 되고 남해와 하동 지역과는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본질적으로 주민들이 갈 만한 진료기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의 보건소와도 연계 운영되어야 한다. 서부경남권 전체를 놓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임명진·박철홍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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