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가을에는 여행을 떠나소서
[경일칼럼]가을에는 여행을 떠나소서
  • 경남일보
  • 승인 2023.11.13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가을이 깊어간다. 같은 하늘이라도 가을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까닭없이 서글퍼지고 눈시울에 눈물이 어리어 지는 것은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감정이다. 빈방에 홀로 있노라면 늙어감이 서러워지는 것도 가을이기에 느끼는 감정일까? 가을의 사색은 한없이 쓸쓸하고 유난히도 고독감에 빠지게 한다. 바람이 스쳐 지나감도 그러하고, 낙엽이 뒹굴어 가는 것도 그러하고. 정처없이 흘러가는 흰구름도 그러하다. 이렇게 가을의 상념은 깊어만 간다. 서산낙일(西山落日)을 봐도 그러하고 먼 산을 바라만 봐도 눈물이 나는 것은 다가오는 것보다 떠나는 것이 많아서 일까? 저문다는 것에 대한 애잔함 때문일까? 이게 세월인가 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세월이라고 하더라. 세월은 한번 가면 되찾을 수 없는 것이기에. 낙엽을 주웠더니 그것이 세월 이더라. 1년에 한번 지는 가을 낙엽은 나이든 사람에게는 한 살 줄어들게 한다. 또 이렇게 가을은 소리없이 깊어만 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행은 주로 봄과 가을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제는 여행은 시기가 아니라 세상은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가 되었다. 인생은 소비를 통해 쾌락을 추구하려 한다. 우리가 애써 돈을 벌려고 하는것도 결국 최종 소비를 하기 위함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돈의 용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결국 돈은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썼을 때 최고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사용하지 않는다면 휴지보다 못한 종이쪼가리나 다름 없다. 돈은 쓰기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단 소비를 하되 좋은 소비를 해야 한다. 좋은 소비는 미래를 향하는 소비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쓰야 한다. 약자를 배려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가난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면 이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듯이 자신만 행복하면 행복이 아니다. 더불어 함께 행복해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다. 돈은 쓴사람이 승자다. 여행은 그중에서 값 비싸지만 가치 있는 좋은소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인들은 1년 가운데 11개월을 열심히 일해 저축한 뒤 한 달은 여행 한다고 한다. 그러면 왜 그토록 여행에 목을 맬까? 일상에서 느끼지 못히는 신비함과 재미가 있고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를 구속하고 있는 모든 의무와 책임을 단번에 뿌리치고 싶다는 충동은 여행으로 집약할 수 있다. 때론 우리는 여행이라는 마술같은 단어를 되뇌며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기도 한다. 여행은 자유, 낭만, 일탈, 재미, 즐거움, 설렘, 꿈, 희망, 행복, 열정, 드라마, 여유, 휴식, 모험 등 여행의 수식어는 끝이 없고 매력적인 어휘들의 최종 집합소가 되고 있다. 여행은 자기 거주지를 떠나 다른 고장이나 다른 국가에 가는 일 등을 말한다. 여행은 각자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것은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여행중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여행은 바로 캐나다 여행이다. 약 2개월간 혼자서 캐나다 전역의 유명 명소를 자유여행 했다. 혼자서 하는 자유여행은 정말 어렵고 힘든 여정 이었지만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로 꼽는 것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얼굴색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문화와 가치관이 다른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고 가장 흥미있는 호기심을 발동하게 한다. 과연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이다. 캐나다인들의 순박하고 정직한 의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 이었다. 정직한 사람은 남을 의심하지 않는다. 정직은 남을 의심히지 않는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또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에는 시를 읽어소서! 가을에는 시를 쓰소서! 가을에는 여행을 떠나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