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햇빛 모으고 바람 길 내고…에너지 자립 현장 독일
[여성칼럼]햇빛 모으고 바람 길 내고…에너지 자립 현장 독일
  • 경남일보
  • 승인 2023.11.1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독일의 여러 도시는 대부분 중세와 근현대의 건축물, 거리, 사람들이 질서 있게 어우러지고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소란 없이 거리의 역동을  더하고 있었다. 에너지전환과 정의를 실천하는 선진 나라, 독일의 속살은 이내 드러났다. 환경과 자연과 사람과 예술이 서로 각각일 수 없고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중에 오랜 세월동안 이러한 도시환경을 만들어왔구나 알 수 있는 지점은 차고 넘쳤다. 

반슈타트 패시브하우스 (하이델베르그)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화석 연료 없이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한다는 기본개념을 갖고 있는 패시브하우스, 우리는 생소한 개념인데, 독일은 세계 최대 규모의 패시브하우스 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버려진 구 화물역사 부지를 패시브하우스 단지로 조성하며 얼마나 많은 난관이 있었을까? 환경조사를 통해 그 부지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그들의 섬세하고 정도를 밟는 과정은 감동이다. 메뚜기, 도마뱀 등 동식물 이주계획이 기본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기후중립미래도시 청사진 (에슬링엔)
2021년 개장한 기후중립도시 구역의 태양광, 수소 에너지 컨셉을 주도한 에슬링엔 전 시장 (기술시청의 시장)의 안내로 도시를 세밀하게 살핀 후 간담회가 이어졌다. 주민대표로서 실질적인 지역 활동을 하는 시장과 시의원이 있는 에슬링엔,  시민위원회의 시민참여프로젝트 또한 시정에 관한 제안과 정책과 사업에 대한 감시와 평가가 일상화되어 있어 그들의 수준 높은 지방자치와 거버넌스가 부러웠다. 

환경수도의 보봉마을과 친환경교통정책 (프라이부르크)
프라이부르크는 환경도시의 미래라는 찬사를 받는 보봉 생태마을이 있고, 친환경이동수단 (도보, 자전거, 공공교통수단)의 천국인 교통정책으로 인해 가히 환경수도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보봉마을은 20년이 넘는 도시계획에 주민참여 활성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도보 20분 안에 필수시설 접근이 가능하다. 
프라이부르크의 교통정책을 살펴보면. 주민 65%가 전차 역 인근에 살고 있고 도시철도는 인근지방들과 협력해 도시 간 연결이 용이하도록 되었으며 500㎞의 이용자편의시설을 갖춘 자전거도로망이 촘촘히 얽혀있고 중심시가지 대부분이 도보 전용공간이라 자동차 소음을 느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쉬워 자동차를 소유하겠는가?

솔라콤플렉스 (징엔)
솔라컴플렉스. 회사명으로도 느낄 수 있듯이 재생에너지에 관한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매우 다각적이고 종합적이며 열정적이고 꾸준한 기업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 에너지전환은 항상 정확한 목표와 데이터를 기반해 치밀하게 기획하고 중간점검 해야 하는 일이다.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 것은 공신력과 영향력을 얻기 어렵다. 징엔의 솔라컴플렉스는 순환과 융합, 재생에너지 콜라보의 향연이었다. 융합과 결합의 과정은 더 많은 고객층이 생기고 협력하는 회사가 늘어가는 과정이 되었다. 
지역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한 공식발표회 겸 개장식은 궁금한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토론과 제안의 장이 되었다. 이후, 중간보고회를 통하여 절차상의 신뢰를 쌓아나갔으며 완공 후, 서로 격려하고 자축하는 페스티벌도 잊지 않았다. 사업 진행 중에, 에너지전환과 자립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보완과 진화가 있었다. 

오일을 먼 곳에서 사왔던 초기에는 비용이 들고 효율이 떨어졌지만 점점 로컬소재와 기술로 대체되어 탄소발자국을 줄이며 지역 내 자원순환의 고리가 생겼다. 즉, 돈, 에너지, 부산물재 세 가지가 지역에 남는 에코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이자르강 살리기 하천복원사업 (뮌헨)
해외연수 가이드북에 이자르 강 복원전후 비교사진이 실려 있다. 이 사진을 볼 때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설명을 들으며 ‘이자르 강 살리기’가 얼마나 사람과 모든 생태계에 유익한 복원사업인지 그래서 뮌헨시민들의 자랑스러운 강이 되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자연하천 형태의 사행을 주어 직강화 문제 해결하고 (안전), 둔치를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고 물고기 서식처 산란처 제공 공간 조성하였으며 (생태계 정화), 하천 내 울창한 수목 보존과 구조다양성을 위해 자갈섬 만들고, 죽은 고목이나 돌들을 두었다. (자연과 다양성 최대화) 
공감의 호응을 연호하며 둔치를 걷는 우리들의 눈에 홍수에 떠내려 온 나무가 보이고날씨와 강수에 따라 생겨난 웅덩이도 생긴 자리 그대로 있었다. 
초겨울 날씨에 수영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다양한 주민조직의 개성이 담긴 쓰레기통 작품들이 설치예술처럼 어우러져 강의 자연미를 더하고 있었다. 

헤르만스도르프 유기농가 (뮌헨)
“모성애가 유난히 높다. 유치원그룹이다. 틴에이저 그룹이다. 산책을 한다. 또래친구들과 보물찾기놀이를 한다.” 농가 돼지들의 일상을 설명하며 거론된 표현은 낯설고도 재미나다. 
동물의 종에 적합한 삶을 제공하고 유기농법 지침에 따라 농사짓는 농장의 바이오에너지 등 자체생산 에너지원은 50%에 달한다. 농부, 정원사, 가공업자, 마케팅 담당자의 네트워크로 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로컬생산소비가 80%에 달한다. 들판을 7개로 나누어 1개 들판은 쉬고 클로버를 심어 농경지의 희년제도도 보인다. 

분트, 독일 지구의 벗 바이언 본부(뮌헨)
보다 대중적이고 참여문턱을 낮추며 대상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분트의 환경운동 주요전략이 인상 깊다.
소방차효과, 포지티브 메시지로 이미지 각인, 예술과 자연을 뗄 수 없다는 모토, 한 공간을 점령해보는 경험, 다음 세대로 가치로운 운동이 연결되도록 유산 기부운동으로 전개하는 등이다.
목표가 명확하고 안전과 생명이 직결되어 시급한 일이라도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이익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자발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에너지전환을 선진적으로 해낸 나라의 그들은 알고 있었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 도시환경, 그 속의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수용점이 있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연결되며 소수로 시작된 일이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맞게 된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것은 역시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일을 시작하여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