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개방된다
의령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개방된다
  • 박수상
  • 승인 2023.12.0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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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부용정 재현 연못, 한옥 6채, 수려한 정원
오태완 군수, 군·재단 소송 등 껄끄러운 관계 ‘회복’
1조 7000억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 설립 유지 조명
군, 주차장 조성하며 생가 관광지 개발 작업 본격화
의령 출신 기업가이자 국내 장학사업에 큰 족적을 남긴 삼영화학그룹 이종환 회장이 임종 때 했던 마지막 당부가 고향 의령에서 우선 실현될 전망이다.

오랜 세월 관심을 끌어온 생가 개방문제가 드디어 해결된 것이다.

이종환 회장이 생전에 열정을 쏟았던 생가는 의령군 용덕면 정동리 531번지 일원에 자리 잡고 있다. 개방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군은 지난 9월 13일 향년 100세로 별세한 삼영그룹 고 이종환 회장의 뜻을 기리고, 수려한 경관과 이 회장의 유지가 깃든 공간을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관정 이종환 생가’를 상시 개방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생가 상시 개방은 생전 이 회장이 오 군수에게 약속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종환 회장 생가 알리기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이 회장 생가는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을 재현한 ‘관정헌’과 전통 기법으로 지어진 6채의 한옥과 몇 백 년 된 소나무와 향나무, 연못 등이 어우러져 국내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뽐내고 있다. 또 생가 정원에는 서울대에 도서관 신축 비용 600억 원을 기부해 그 숭고한 뜻을 기려 서울대학교 총장 명의로 세워진 ‘송덕비’와 “무한 추구하라. 도전 없는 성공은 없다”는 글귀를 새긴 또 다른 비석을 통해 기업가로서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교육재단을 설립해 평생을 인재 양성에 앞장선 그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정도대로 살라. 정도가 결국 이긴다. 서로 용서할 줄 알아라”는 어록을 남겼다.

군은 우선 이종환 회장 생가 주변에 공원과 주차장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수년간 굳게 닫혀 있던 생가의 문을 연 것은 이 회장에 대한 오 군수의 존경심이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오 군수는 이 회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길바닥에 넙죽 절을 올려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군수는 지난해 2월 이종환 회장의 생가가 있는 용덕면 정동마을에서 의령읍 무전마을까지 4km를 ‘관정이종환대로’로 하는 ‘명예도로명’을 정식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회장을 예우하며 각별한 사랑을 전했다.

특히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21년 6월 오태완 군수와 이종환 회장의 만남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당시 오 군수는 명예도로와 생가 개방, 관정 정신을 기리는 ‘올곧은 부자 관광 코스’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에 이 회장은 흡족함을 보이며 “오 군수 참 맘에 든다”라는 말로 격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군수는 이후부터 상수(100세)맞이 기념으로 지어진 관정재(冠廷齋) 탄생에 기여한 것을 비롯해 전통K문화 체험과 함께 이 회장의 ‘삶의 역사’를 기록한 관정갤러리를 제안하는 등 각별한 친분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 10월 개최한 의령부자축제 리치리치페스티벌에서 이 회장의 ‘나눔 인생’을 조명하는 ’부자주제관‘을 설치해 고인의 생전 업적을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렸다.

이 회장은 평생 모은 재산 약 1조 7000억 원을 출연해 ‘관정 이종환 장학재단’을 설립해 장학생 수나 장학금 규모에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역할론’을 자임한 오태완 군수의 행보에 지역사회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역민들은 지역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고향 사랑의 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수년간 끌어온 ‘생가 소유권 이전 법정 소송’으로 야기된 의령군과 이 회장과 ‘해묵은 갈등’이 ‘오태완 군수 역할론’으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의령군은 올바른 고집으로 ‘정도(正道)의 삶’을 실천한 이종환 회장의 ‘관정 정신’을 기리기 위한 관광코스 개발을 공식화했다.

오태완 군수는 “이 회장님과 약속한 의령발전과 군민 화합의 사명을 꼭 완수하겠다”며 “100년 넘은 삶의 여정 속에 실천한 정도의 삶을 의령의 본령으로 삼고,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수상기자

 
의령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정원의 연못.
의령군 용덕면 소재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모습. 사진=의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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