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6·25전쟁에 청춘 바친 학도병 추모
진주시 6·25전쟁에 청춘 바친 학도병 추모
  • 최창민
  • 승인 2023.12.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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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학도병 추모제…‘명비’ 진농관 앞으로 임시이전
6·25전쟁 당시 학생신분으로 참전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주에서 개최됐다.

진주시는 7일 오후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6·25전쟁 학도병 명비’ 앞에서 학도병들을 기리는 ‘제1회 6·25 전쟁 학도병 추모제’를 거행했다. 추모제는 조국의 품에 영면한 학도병과 그 생존자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규일 진주시장,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조재섭(91) 어르신, 손원기 전몰군경유족회 서울중구지회장, 보훈단체장, 유가족,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6·25 전쟁 당시 진주지역의 3개교인 진주농림고등학교(현 경상국립대), 진주고등학교, 진주사범학교(현 진주교대) 학생 152명이 조국을 수호하고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추모제가 열린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의 ‘학도병 명비’는 지난 2018년 진주시청소년수련관 광장에 세워졌으나 지난달 말 박물관(진농관) 앞으로 임시 이전했다. 2018년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6·25 참전 학도병의 희생과 헌신을 가까이서 되새기고 학생들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의 장으로 진주시청소년수련관 광장에 세웠으나 수련관 내 청년허브하우스 건립공사로 옮겨지게 됐다.

학도병 명비에는 당시 절박했던 국난 상황과 부자간 저버릴 수 없는 인륜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호국의 꽃’이라는 시제에 ‘노병은 살아서 말한다’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1950년 어느 날 종례시간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훈시, 6·25남침으로 조국이 위기를 맞았다. 너희들의 자진 입대를 권유한다고 엄숙히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지원을 반쯤 승낙했고 어머니는 끝까지 만류했다. 어머님의 말씀을 뿌리친 채 국토의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기계전투에서 교복을 입은 그대로 난생 처음 잡아보는 총을 들고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어머니를 절규하며 쓰러져 간 전우들의 사모곡을 잊을 수 없어 여기 어린 학도의용병 영령들의 나라사랑 충혼을 돌에 새긴다.’

당시 참전 학도병 중에 현재까지 생존자는 10여 명이며, 생존자들의 연령은 90세가 넘은 상태이다.

학도병으로 참전하고 명비에 ‘호국의 꽃’이라는 시를 쓴 조재섭 어르신은 “시가 당시 상황을 모두 표현하고 있다”면서 “후손들이 학도병의 헌신을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주농고 4학년 17세 때인 1950년 7월 4일 입대했다가 3개월 후 정부가 수복된 뒤 학도병들에 대한 학교 복귀명령이 떨어졌으나 일선부대에서는 영어로 된 미군 장비를 사용해야하는 이유로 놔주지 않아 1955년에야 제대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학도병 생존자가 죽고 나면 우리도 영원히 잊혀질 것 같아 명비를 새겨 세웠다”며 “국가보훈부, 관계기관, 후손들이 우리를 잊지 말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날 조규일 진주시장은 추모사에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학도병의 용기와 헌신을 되새겨 우리 후손들이 평화와 애국애족의 마음을 깊이 되새기자”고 말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7일 오후 6·25전쟁 당시 학생신분으로 참전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주에서 개최된 가운데 학도병 생존자인 진주의 조재섭(91)어르신이 학도병 명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7일 오후 6·25 당시 학생신분으로 참전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주에서 개최됐다.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진주의 조재섭(91)어르신이 먼저 간 학도병에 잔을 올리고 있다.
7일 오후 6·25 당시 학생신분으로 참전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주에서 개최된 가운데 학도병 생존자인 진주의 조재섭(91)어르신이 학도병 명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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