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
[기자의 시각]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
  • 김성찬
  • 승인 2023.12.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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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창원총국 취재부
김성찬 기자


‘고독사’. 매년 100명 중 1명이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는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자료를 먼저 보자.

2021년 전국의 고독사는 3000건이 넘는다. 발생률도 최근 5년 사이 40%가 늘었다. 2412명→3048명→2949명→3279명→3378명.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가 많다.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다. 경남은 5년 간 1081명. 경기(3185명), 서울(2748명), 부산(1408명) 다음이다. 건강관리나 가사노동에 익숙치 않은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이 특히 취약하다. 여기에다 실직이나 이혼이 겹치면 더욱 위태로워 진다.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이라는 터널의 맞은 편 끝에 도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꼽는다. 그 증가세를 고독사가 ‘씁쓸한 보폭’을 맞춰가며 걷고있는 셈이다.

‘홀몸노인의 왕국’ 일본은 ‘고립사’라는 행정용어를 쓴다. 죽은 뒤 며칠간 발견되지 못한 건 고독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립됐기 때문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 고립사에 대한 흥미로운 책이 있다. 50대 초반 일본 작가 몬가 미오코가 쓴 ‘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 독신자인 지은이가 혼자 맞는 죽음에 대한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대비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저자는 죽은 지 3일 내에 발견될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 이모티콘 메시지를 주고받을 상대를 만든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인연을 만드는 것도 좋다. 신문 배달도 방법이다. 행정 관청의 안부 확인 서비스도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는 ‘행정관청의 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주민 접촉이 많은 통·반장 등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하는 방법 등을 내놨고, 경남도 역시 ‘반려로봇 보급’이라는 묘안을 짜냈다. 여기에 AI나 IoT, 빅데이터 등의 민간기술까지 더해졌다. 목표는 2027년까지 고독사 20% 줄이기다. 과연.

원래 고독사는 정의가 분명치 않다. 위험군 선별도 어렵다. 언제나 인력은 부족하다. 그 탓에 정부·지자체·민간의 지원책들이 따로 놀 가능성도 높다. 그만큼 촘촘하고 세심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책의 저자는 홀로 맞는 죽음이 그렇게 두려운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뒷처리는 오롯이 사회의 비용이 된다. 겨울이다. 바람 끝이 맵다. 연말, 떠나보내야 하는건 묵은 해이지 칼바람 뒤에 홀로 웅크리고 있는 우리 이웃은 아니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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