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어린이 나라’전
한글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어린이 나라’전
  • 백지영
  • 승인 2024.01.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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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모에게서도 배우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거룩한 정신을 오직 ‘어린이’에서 배워가고 있습니다.”(1927년 ‘어린이’ 제5권 제3호에 게재된 독자 감상 中)

나라를 빼앗긴 일제 강점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듯한 암울한 시국에도 어린이들의 꿈은 자랐다. 100년 전 어린이들의 새 시대를 향한 꿈과 설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창원에서 열린다.

(재)창원문화재단과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는 16일부터 오는 4월 21일까지 창원역사민속관 기획전시실에서 기획 특별전 ‘어린이 나라’를 개최한다.

‘어린이 나라’는 1923년 소파 방정환이 한글 잡지 ‘어린이’를 창간한 지 100주년 되는 해를 맞아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이 기획한 전시다. 창원문화재단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국립한글박물관 순회전 지역 문예회관 공모사업’ 선정되면서 전국 순회 전시를 창원에서 선보이게 됐다.

‘어린이’는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시기,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위한 길잡이로서 10년이 넘는 기간 10만여 명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잡지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3년 발행된 ‘어린이’ 창간호를 비롯해 한글 잡지 ‘붉은저고리’, ‘아이들보이’ 등 일제 강점기 관련 잡지와 서적, 신문, 사진, 잡지 부록, 놀이 말판, 주요 인물 자료 등 100여 점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라는 개념의 정착, 어린이 문화의 형성, 그리고 미래 시대를 열어가는 어린이의 역할을 조명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익숙한 세계 명작동화들을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의 상황에 맞게 번역해 ‘어린이’에 연재한 기록들도 흥미롭다.

방정환이 ‘몽중인’이라는 필명으로 동화 ‘백설공주’를 국내 처음으로 번안 연재하면서 백설공주가 먹은 사과를 능금로 바꾼 점이 대표적이다.

김복진이 번안한 동화 ‘헨젤과 그레텔’은 낯선 이름 대신, 우리에게 친숙한 ‘현철이와 옥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소개됐다.

전시는 3부로 나뉜다. 먼저 1부 ‘어린이 잡지의 탄생’에서는 1920~1930년대 잡지 편집실 공간을 재현하고 창간 배경, 제작 과정 등을 살펴본다. 이어 2부 ‘읽고 쓰고 말하는 세상’에서는 잡지에 실린 문학 작품과 한글의 중요성 등을 소개하고 독자 참여를 통해 어린이 문화를 만들어 갔던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 3부 ‘놀고 웃으며 평화로운 세상’에서는 어린이들이 자연과 함께하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과 어린이 잡지에 부록으로 소개된 놀이 말판을 소개한다. 그 중 ‘대운동회’ 놀이 말판은 디지털 인터렉티브(대화형) 체험으로 선보인다.

일부 전시물은 QR코드(정보 무늬)를 통해 그 내용을 7개 언어로도 즐길 수 있다.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추억 속 ‘그때 그 시절 잡지’를 읽어 볼 수 있는 공간 등도 마련돼 있다.

무료 전시. 매주 월요일, 설 당일 휴관. 전시해설 오전 11시, 오후 3시. 문의 창원문화재단 누리집(www.cwcf.or.kr)·전화(055-714-7646).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어린이’ 창간호.
‘개벽’ 제1권 제3호에 실린 방정환 번역시 ‘어린이 노래:불 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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