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소문(김성진)
[주강홍의 경일시단]소문(김성진)
  • 경남일보
  • 승인 2024.02.04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귓불이 퉁퉁 불었다
정확히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버리고 비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나 보다
내 나이를 알지 못해 너에게 미안해진다
내려놓겠다는 말이
진심이라 해도 마음뿐이었나 보다

구석에 쟁여둔 오지랖도 함께 버려야하나 보다
보이고 들리고 채워지더라도
눈을 감고 귀도 막고 가슴까지 비워야하나 보다
장마가 그치면
웅크린 몸을 펴고 지리산에 올라야겠다

귓불이 더 붇기 전에
둑을 쌓아야 겠다

-------------------------------------

실체가 없는 소문은 발원지를 찾아도 통 잡히질 않는다.
설령 유추는 가능하지만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그마저 꺼리가 된다.
사실이 진실을 비껴가고 허구가 포장돼 입과 입으로 전도되는
사연에 본인만 모르는 딱한 때도 있다.
저 희미한 미소와 눈초리, 힐끔 쳐다보며 쑥덕거리는 분위기가
설마 나였을 줄은 차마 생각할 수 없는 경우이다.
유명인은 소문만으로도 반은 지고 시작한다.
지우려고 할수록 분탕질은 더 요란하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항변할수록 확대되고 파장은 커진다.
특히 한 생이 저주받을 퇴락한 소문은 큰 비통을 감당해야 한다.
비워도 채워지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소문은 저 지리산 높이만큼
따라와 쌓인다.
해법은 앙금이 가라앉을 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삭을 때까지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다.

경남시인협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