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자유학교’를 아시나요
‘창원자유학교’를 아시나요
  • 김성찬
  • 승인 2024.02.19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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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는 ‘창원자유학교’라는 곳이 있습니다. 시설 좋기로 소문난 마산 ‘지혜의 바다’ 도서관 옆에 창원자유학교와 창원예술학교, 행복마을학교가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있지요. 학교 이름에 ‘자유’가 들어있으니 뭔가 의미심장하지요? 그래요. 이곳은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를 모델로 만들어졌어요. 에프터스콜레란 대안교육이 잘 자리 잡은 덴마크의 특징적인 독립교육 기관인데, 덴마크의 많은 학생이 적지 않은 학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요. 창원자유학교 역시 다르지 않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절대 가르칠 엄두도 내지 못할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은 물론 배움과 용기의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있어요. 이곳의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로 별칭을 부르며 존칭을 쓰지요. 오가는 대화 속에서 존중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 셈이랍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이렇게 9년동안 학교라는 딱딱한 틀에 매어 힘들었나요? 단 1년만이라도 하고싶은 것 제대로 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 알고 싶나요? 그렇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후회없는 1년을 선물해 드립니다. 그 짧은 1년이 우리 아이들의 평생을 버텨낼 힘의 ‘불쏘시개’가 될 지 또 누가 알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죠. 더구나 17살 고1 학생이라면 성적보다 더 절실하게 성장이 필요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선물같은 1년, 그 1년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창원자유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예영주 교사의 말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창원자유학교는 배움과 용기, 그리고 존중의 가치를 가르칩니다. 삶의 중요한 길목, ‘17살’이라는 자리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늠해보는 시간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배움의 무대는 교실에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특히 올해는 농촌봉사활동이나 외국 평화기행을 준비해 두고 있다고 하니 더욱 구미가 당기죠? 인생이 전환기에 서 있는 우리 아이들이 지식 위주의 교육과정이나 시험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게 1년 동안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모험을 이 곳에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는 1년 과정의 자유학년제 학교(학력 인정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인 창원자유학교의 모든 것을 ‘묻고 답하기’ 형식으로 정리해 본 것입니다. 모쪼록 인생의 방향이 고민스럽거나 잠깐의 ‘쉼’이 절실한 많은 아이들에게 밝고 환한 빛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아참. 이 창원자유학교가 지금 새로운 식구가 될 학생들을 추가로 모집중이라고 하네요. 2018년에 개교했으니 올해로 벌써 일곱번째 식구들이 되겠네요. 이번 달 말까지 추가모집이라고 하니까 꼭 참고하세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시면 경남일보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검색란에 ‘창원자유학교’라고 치시면 자세한 설명이 나온답니다.)



Q1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학생도 창원자유학교에 지원이 가능하나요?

A 아니에요. 경남 도내 일반계 고등학교에 반드시 배정을 받아야 해요. 일반계 고등학교에 학적이 있어야 이곳에서 1년간 위탁교육을 받은 후 다시 원적교(입학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어요.

Q2 학교생활기록부는 어떻게 기록되나요?

A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통합사회와 같은 교과의 경우 일반 학교와 같이 석차 및 등급을 산출해요. 그런데 창원자유학교에서는 일반 학교와 달리 교양교과를 많이 배운답니다. 교양교과 학생생활기록부에는 점수나 등급 없이 교과 특기사항에 서술형으로 학생의 성장이 자세하게 기록돼요. 창원자유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교과는 원적교 복교 후 교육과정 이수나 이후 진학과 진로에 지장이 없도록 운영되고 있답니다.

Q3 창원자유학교에는 어떤 학생들이 오나요?

A 창원자유학교는 특정한 유형과 성향의 학생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학생들이 모입니다. 보통의 일반고 1학년의 교실 구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요.

Q4 보통교과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A 보통교과는 고등학교 1학년 공통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 한국사 6개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단, 각 교과별로 4단위로 축소해서 핵심 성취기준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요.(한국사는 6단위). 1학기와 2학기에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한국사, 과학을 매주 각각 2시간씩(한국사는 3시간) 배워서 이수합니다.

Q5 창원자유학교의 학교생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요?

A 창원자유학교의 일과는 9시 30분 등교, 5시 30분 하교입니다. 별도의 교복은 없어 자유로운 복장으로 생활합니다. 두발, 용모 제한 규정 또한 없어요.

Q6 창원자유학교를 1년 동안 다닌 후,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갈 수 있나요?

A 학생이 희망할 경우, 1학년 복교(정확하게는 자퇴 후 재입학)도 가능해요. 단, 이 경우에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창원자유학교의 교육활동은 삭제됩니다.

Q7 창원자유학교를 다니다가 중도에 일반 학교로 복교할 수 있나요?

A 창원자유학교 학기 중에도 학생이 희망하거나 복교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상담과 협의의 시간을 가진 후 원적교로 복교할 수 있어요.

Q8 창원자유학교를 수료하고 복교했을 때 학업 성취에 어려움은 없을까요?

A 창원자유학교는 지식 교과 위주의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고 학업성취도 측면에서 보면 적응하는 데 개인차에 따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창원자유학교에서 이룬 내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상과 학업을 꾸려가며 자기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 믿습니다. 창원자유학교의 모델이 된 서울 오디세이학교의 경우나 창원자유학교 1기, 2기, 3기 수료생 중에서도 1년간 형성된 주체적 학습 태도를 바탕으로 복교 이후 학업 성취 향상을 보인 학생이 많이 있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많이 있답니다.

Q9 창원자유학교의 수업료와 학교운영비 납부는 어떻게 하나요?

A 원적교에서 위탁학생에 대한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를 납입 고지하고, 학생은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를 원적교에 납부합니다. 따라서 창원자유학교에서는 별도의 수업료나 교육비용 등을 징수하지 않아요. 급식비도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지원된답니다. 하지만 현장체험학습 등 특별한 프로그램 운영 시 필요한 경비는 징수할 수 있어요. 즉 여행이나 체험활동 경비, 체험활동 시 필요한 재료비(강사비는 내지 않습니다)는 최대한 학교 예산으로 처리하되 학생 부담액이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둥그렇게 모여 앉은 모양새가/ 서로를 바라보게 하고 서로를 듣게 한다/ 둥근 모양새는 우리에게 주변을 살피라고 모두에게 귀 기울이라고 같이 나아가라고/ 허나 각자의 방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창원자유학교 학생이 지은 시다. 제목은 ‘둥근 원’

 
창원자유학교 학생들은 참으로 자유롭다. 학교 쉼터 역시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꾸며낸다. 학생들의 자유분방함이 저 파도 그림을 닮아있다.

 
농촌활동에 참여한 창원자유학교 학생들이 직접 딴 매실을 손질하는데 힘을 보탰다. 체험은 언제나 교육이 된다. 직접 해보는 것 만큼 제일 잘 알게되는 일이 또 있을까.

 
지식위주의 교육과정도, 시험의 중압감도 여기에는 없다. 스트레스 쌓이면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른다. 키보드를 두드린다. 기타도 튕긴다. 드럼은 더할나위 없다. 중요한 것은 교육도 시험도 아니다. 나 자신. 그것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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