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카르카손 보드게임
[경일춘추]카르카손 보드게임
  • 경남일보
  • 승인 2024.02.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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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김영우 ㈔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프랑스 남서부에는 중세도시 카르카손(Carcassonne)이 있다. 인구가 5만이 되지 않지만 기원전 고대 로마시대에 의해 건설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세를 거치면서 수많은 전쟁을 치른 이곳은 13세기 언덕 위에 견고한 성벽을 쌓아 도시의 골격을 만들었다. 17세기에 성곽을 두 겹으로 둘러 튼튼한 요새를 만든 덕분에 지금도 이곳은 중세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는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3㎞에 달하는 카르카손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53개의 망루 사이로 사방에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성안에는 오래된 성당과 공공건물, 집들이 가득하고 중세 시대의 느낌이 물씬 난다. 오래된 식당에서는 콩과 고기를 넣고 만든 이곳의 전통음식 카술레를 맛볼 수 있다. 옛 성곽과 음식의 멋진 조화로 이곳은 연간 1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1999년 어느 날 독일의 한 청년이 카르카손을 방문했다. 이 지역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던 베르데는 이 마을의 역사와 풍광에 매료되어 몇 달을 이곳에 머물렀다. 이듬해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이 도시의 이름을 딴 ‘카르카손’이라는 보드게임을 출시한다. 수도원, 들판, 강, 도로가 그려진 타일을 연결하면 점수를 얻는 간단한 게임인데 다양한 재미로 등장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독일에서 출시후 10년간 600만 개가 팔렸으니 대단한 기록이다.

이 게임을 하게 되면 카르카손이 어디 인지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다양한 버전이 계속 나왔고 오늘날 20개의 언어로 번역돼 1000만 개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애호가들은 카르카손에서 보드게임을 사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런 열풍으로 2006년부터 매년 독일에서 카르카손 보드게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남에도 천혜의 자연과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있다. 남해의 많은 섬과 강, 신석기 유적, 불교유적과 서원들, 진주성과 촉석루, 세시풍속과 다양한 음식 등은 경남의 자랑이다. 카르카손 사람들은 자기 마을의 이름을 따서 만든 보드게임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도시를 세계적으로 알린 덕분에 관광객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남의 유산들을 잘 살리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같다. 유능한 게임 개발자들을 초청해 경남의 문화가 담긴 게임을 만드는 것은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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