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 기획 [하]낙동강 마실 물, 이번엔 해법 찾을까
세계 물의 날 기획 [하]낙동강 마실 물, 이번엔 해법 찾을까
  • 임명진
  • 승인 2024.03.24 1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수원 다변화, 30년 진통
농업용수 부족 등 주민 우려 높아
환경부 주민 설득 해법 찾기 골몰
취수지점 신규 추가 등 설득 나서
경남의 상수원인 낙동강은 취수원 다변화 사업으로 오랜 시간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 경북을 거쳐 부산, 경남 등 6개 시·도가 이용하는 상수원 낙동강은 1991년 페놀이 유출되는 대형 사건을 비롯해 본류에서 수질오염 사고가 잇따르자, 하류에 위치한 부산지역은 대안으로 서부경남 주민들이 사용하는 진주 남강과 합천 황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30여 년 동안 경남의 물을 가져다 쓰겠다는 기본 계획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리산 댐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남강은 2019년 무산됐지만 황강은 사업명이 바뀐 채 여전히 추진돼 왔다.

2021년 정부는 낙동강 유역의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의결했다.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낙동강 본류의 표류수만 취수하는 것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도 함께 취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듬해인 2022년 7월에는 “본류 수질 개선이 먼저”라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기획재정부의 제2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낙동강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의 타당성 평가가 통과됐다.

경남의 경우 합천 황강 복류수(45만t)와 창녕 강변여과수(45만t)를 개발해 부산과 동부경남에 일평균 90만t을 공급하기 위한 취수시설 및 관로 102.2㎞가 건설되는 사업이다.

중동부 경남에는 일평균 창원 31만t, 김해 10만t, 양산 6만t, 함안 1만t 등 총 48만t, 부산은 42만t을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021년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의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착공 전까지 주민 동의를 구할 것을 조건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취수지점인 합천과 창녕에 이어 거창 등까지 취수에 따른 지하수의 수위 저하 등 농축산에 필요한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되고 각종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주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주민들의 우려에 지난 6일 기존 사업을 변경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예산 1조8000억원에 5000억원을 추가해 취수지점을 종래 3개소에서 9개소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취수원을 분산하면서 취수에 따른 피해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강변여과수는 종래 45만t에서 71만t으로 크게 늘고, 복류수는 45만t에서 19만t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종래 합천의 취수 비중은 줄이는 대신 창녕과 의령의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환경부는 “당초 강변여과수의 취수지점을 창녕함안보 하류 3곳으로 검토했으나 특정 지역에서 취수를 많이 하게 되면 지하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질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가 줄곧 제기돼 왔다”면서 “취수지점을 확대해 취수량을 분산해 지점별 취수량을 당초 일 평균 15만t에서 8만t으로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새로운 대안이 주민들의 반발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우려를 잠재울 지는 미지수다.

주민들은 물을 나눠 쓰자는 근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로 인해 농민들이 떠안게 될 영농피해와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취수 예정지점에 새로운 환경규제가 신설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주민의 우려 해소와 사업의 수용을 위해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명진·정웅교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