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호 진주시 부시장
“올해 봄은 비교적 비가 자주 내려 산불 걱정은 덜었다”고 무심코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형 산불, 동시다발 산불로 전 국민이 산불재난의 위협 속에 보냈던 지난해에 비하면 봄비 덕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산불은 올해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하는 비상사이렌 소리도 수시로 들려옵니다. 방심하고 있을 때 위험은 우리 일상에 더 가까이 있습니다. 잦은 비로 걱정을 덜었다고 마음을 놓는 이 시기에 산불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더 요구됩니다.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 쓰레기·논밭두렁 소각, 담뱃불, 건축물 화재로 인한 비화가 전체 산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자의 위치에서 지킬 수 있는 작은 실천들만 이행한다면 산불을 내지도, 산불 피해를 입지도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등산 시 화기 휴대하지 않기, 쓰레기·농업부산물 불법 소각하지 않기, 산과 가까이 있는 주택 등 건축물의 수시 점검으로 화재요인 제거하기, 화목 보일러·아궁이 재처리 주의 등은 일상 속에서 개개인의 작은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산불예방을 위한 행동입니다.
또한 시민 생명과 재산,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키기 위해 산불예방과 함께 신속한 산불대응 태세를 갖추고 산불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산불 취약지역 등 마을 곳곳에 산불방지인력을 배치해 소각행위를 단속함과 동시에 주요 10개 읍면에 산불진화차량을 배치하여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산불진화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30만 명 이상이 방문한 ‘월아산 숲속의 진주’ 인근에 진주시 산불대응센터를 조성해 권역별로 보다 신속하게 산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농촌 고령화로 인해 영농부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불법소각 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영농부산물 수거파쇄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불조심 기간 마을 곳곳에는 ‘설마하고 태운 논밭 돌아온 건 산불재앙’, ‘태울 때는 설마설마, 처벌받고 후회 막심’이라는 산불예방 동참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그런 현수막에는 산불을 내면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한다는 경고문도 함께 게시되고 있습니다. 산불은 나와 무관한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산불예방 현수막을 지나쳤다면, 일상생활 곳곳에 산불요인이 내재돼 있다는 사실과 산불예방에는 나와 남이 따로 없다는 것을 상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봄철 날씨는 예상이 어렵습니다. 비가 좀 내렸다 싶다가도 봄 햇살에 금방 대지가 메마르기도 하고, 순간 부는 돌풍으로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큰 산불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봄철 산불조심기간, 푸른 숲과 안전한 우리 일상이 지켜질 수 있도록 산불예방에 함께 동참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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