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석면피해자, 매년 크게 늘어 4년간 81명

올해 건강영향조사 예산 확대
석면노출지역 도민 무료 검진

경남에서 석면에 따른 질병으로 고통 받는 도민의 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석면건강영향조사’를 처음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81명의 도민들이 석면으로 인한 질환을 인정받았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유해물질이다. 건축 자재 등의 용도로 널리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건강 안전을 고려해 지자체와 학교 등지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부터 크고 작은 조선소와 수리조선소 등 석면 노출 지역이 산재한 경남도는 2021년부터 도내 석면피해 의심 질환자를 신속히 찾아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석면건강영향조사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검진 대상자는 과거 석면공장, 조선소·수리조선소 등 석면 노출지역 반경 2㎞이내에 1년 이상 또는 노후 슬레이트 밀집지역에 10년 이상 거주했거나 과거 석면을 제조·사용하는 사업장에서 근무한 종사자 등이다.

첫 해인 2021년에는 448명, 2022년 624명, 지난해는 449명 등 총 1521명의 도민이 석면질환 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석면 질환 검사를 받는 도민이 늘어나면서 질병 인정을 받는 도민의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만 449명 중 134명이 2차 정밀검진을 거쳐 51명이 최종 석면 질병으로 인정을 받는 등 2021년 첫해 9명이던 석면질병 인정자는 2022년에는 21명, 지난해 51명으로 매년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아직 파악되지 못한 석면에 따른 질병 보유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석면의 경우 잠재기간이 길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석면 질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보다 많은 도민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난해 7000만원이던 사업 예산을 올해는 1억 원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올해 시행을 앞둔 ‘석면건강영향조사’는 검진 대상인 석면 노출 지역에 거주했던 도민이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에 전화 예약 후 직접 방문해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

설문을 통한 석면노출력 조사와 의사 진찰 후 흉부 X-선 촬영 등 1차 기본검진을 거친 뒤 석면질병 소견이 있는 경우 흉부CT검사, 폐기능검사 등의 2차 정밀검진을 한다.

정밀검진 결과 석면으로 인한 질병임이 인정되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석면피해구제제도와 연계해 의료비, 생활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병희 도 기후대기과장은 “석면건강영향조사 지원 사업을 통해 석면 피해자를 발견하고 석면피해 구제급여와 연계해 구제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석면 피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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