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권력 사유물 된, 꼼수·야바위판 비례대표’ 폐지돼야
[경일시론]‘권력 사유물 된, 꼼수·야바위판 비례대표’ 폐지돼야
  • 경남일보
  • 승인 2024.04.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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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이수기 논설위원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자 축제지만 표적·귀순·돌려막기 공천과 후보들의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등 중병에 걸린 점입가경의 총선은 처음 본다. 제대로 된 정책보다 선심공약과 민생은 없고 막말, 부동산 등 별의별 네거티브 심판론이 판치는 등 선거수준이 사상최저라는 말도 나온다. 특히 비례대표는 일부는 말 따로, 행동 따로라 개혁의 대상이 개혁을 외치는 개그보다 더 웃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유권자의 무서움도 모르고 국민대표가 되겠다니 암담함이 앞선다. 국민을 실망시킨 비례대표제가 ‘사고’를 친 위성정당의 난맥상은 민주당이 21대 때 문제점이 지적돼 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고수로 예고됐다.

세계 10위 경제권 정치 수준의 후진에 한탄이 절로 난다.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 중에는 정치 타락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전문성을 보완, 소외계층 정치 참여란 본 목적은 온데간데없다. 정략, ‘내로남불 꼼수’로 1, 2심서 징역형 선고를 받은 파렴치하고 공중도덕에 반하는 범죄 혐의자의 ‘방탄연대 도피처’가 됐다. 지역구 230여명, 비례대표 60여명이 전과자다.

비례대표제는 득표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제도다. 지역구 중심인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에 비례, 추가 의석을 주는 것이라 득표율과 의석수의 괴리를 오히려 더 확대시킨다. 직능대표를 진출시켜 전문성 강화와 소수자 대변이나 공천부터 투명성이 그 취지가 크게 훼손됐다. 거대 당은 비례투표에 정당투표가 없는 뻔뻔함은 꼴불견의 극치다. ‘4류막장정치’가 따로 없다.

국민의힘의 ‘거야 심판론’ 대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의 사생결단 충돌 속에 비례대표제가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급조된 ‘짝퉁·잡탕·떴다방식 정당’이 난립, 정치 코미디가 펼쳐졌다. 기존 정당에서 탈당, 공천받기가 어렵자 너도나도 비례정당을 창당, 비례 전문 정당이 난립했다. 꼼수, 왜곡이 4년 전보다 더 심화해 ‘좀비 정당’도 있다. 비례후보 정당이 38개로 역대 가장 긴 51.7㎝의 투표용지로 분류기의 처리 한도를 초과, 100% 수개표를 하게 됐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합헌 결정 때 위성정당이 선거의 비례성과 투표 가치의 평등을 퇴색시켰다고 지적했다. 당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설문에서 국민 57.8%가 위성정당 방지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민의의 왜곡, 비례대표제를 4년 후에도 또 재연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불량 후보 공천을 미리 막을 선거개혁 시스템이 절실하다.

위성정당은 선거가 끝난 뒤 ‘모당’으로 흡수 때까지 앞순위를 위해 ‘의원 꿔주기’로 보조금 60억 여 원의 ‘혈세를 빼먹었다’는 비판을 받는 노골적인 꼼수를 보였다. 선거 후 없어질 위성정당이 ‘재테크’ 수단이 된 혈세 낭비는 물론 국민을 농락한 기현상은 실소를 자아내는 ‘셀프 제명’을 했다. 선거 후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는 엉터리 공천이나 특정 지역에서 한 당이 싹쓸이가 없도록 내일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만이 미래를 밝힌다.

위성정당 비례대표제는 계륵이 돼 먹기에는 작지만 남 주긴 너무 아깝지만 존재 이유는 사라지고 제도 공학적 계산만 남은 복잡한 선거제가 탄생했다. 한국·독일·일본이 지역구·비례제 두 가지 혼합형 제도를, 다수결주의를 선택한 미국·영국은 비례제도가 없다. 비례제는 유럽산으로 종족·종교·언어의 정체성이 다른 국가서 특정한 세력만을 의회에 보내지 않기 위해 도입됐다.

186가지의 특혜와 국민소득 3배가 넘는 1억5000만 원의 연봉, 보좌진 9명 등 지원되는 세금은 한 해 7억 원에 달한다. “별로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300명까지 필요하냐”는 여론이 높다. ‘권력의 사유물이 된 꼼수·야바위판 비례대표제’는 폐지가 정답으로 23대부터 없애면 46명의 의원을 줄일 수 있다. 저질·극단 의원의 양산 통로에다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무리한 입법 꼼수, 정쟁과 방탄의 혈세를 낭비하는 의원 정수를 줄이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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