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정 지역에 우주항공청 상륙’ 현수막 지나치다
[사설] ‘특정 지역에 우주항공청 상륙’ 현수막 지나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4.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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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투표일이 가까워진 가운데 사천 지역에는 요즘 곳곳에 ‘우주항공청 곧 갈사만 대송산단으로 상륙한다’라는 글귀가 쓰인 출처불명의 불법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한다. 현수막의 문구 내용은 내달께 사천에 들어서게 될 것으로 확정 발표된 우주항공청이 하동군 금남면 대송산업단지 쪽에 들어설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지난 5~6일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에는 ‘우리 가족은 사천사람으로 결정했어요’라고 적힌 현수막도 사천읍 도로가에 내걸리기도 했었다. 무슨 생뚱맞은 소린가 하여 유권자가 어리둥절해지는 상황이 사천읍을 중심으로 연출되었던 듯싶다.

문구로 보아 후보들 중 누군가가 투표에 영향을 끼칠 의도로 소지역 주의를 자극하려 한 행위임에 분명한 현수막이다. 사천시와 남해군 및 하동군 등 3개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여 있다. 이런 지역에서 교묘하지도 않은 노골적 문구로 특정지역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선거철엔 마타도어도 많이 등장하지만 이 정도라면 혀를 내두를 만하다.

우주항공청은 사천 지역에 들어서고, 내달께 개청을 하게 될 것임은 이미 결론이 나 있는 상태다. 이런 내용의 특별법안이 지난 2월 임시국회 때 통과하여 법적으로도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이런 터에 이런 문구를 내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현수막을 내건 쪽에서는 나름의 무슨 근거나 말꼬투리를 잡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명백한 저질 마타도어로 여길 만하다 않을 수 없다.

사천 남해 하동 선거구에는 현재 후보 세 사람이 나와 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남해 출신, 또 다른 후보는 하동 또는 사천 지역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소지역주의 행태가 일찍부터 없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에서 지역주의는 크든 작든 나타나게 마련이고, 또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처럼 막무가내로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우주항공청을 하동 갈사만으로 가져가려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유권자 우롱이다. 당국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현수막 출처를 밝혀야 한다. 불법이 개재돼 있다면 엄정 차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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