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 없다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억이 없다. 대체 무엇을 했길래, 그날의 기억이 없나. 6년 전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가까운 4월의 장면부터 찾아보았다. 작년 아버지 생신에도 아버지와 다퉜다. 촛불이 꺼졌다고 했다.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에 세월호보다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 했다. 같이 살 때도, 따로 살 때도 변한 게 없다.
그날의 기억을 찾아보기로 했다. 당시 나는 집 근처 창원에서 군 복무 중이었고, 기억을 찾기 위한 단서를 줄 만한 사람을 만나러 내려갔다. 그들에게 세월호와 그때의 나에 대해 물었더니, 자연스레 지금의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됐다. 혐오의 말에 화도 났지만, 세월호가 읽히는 방향을 정해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멀어진 유행가처럼이라도 불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