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태호 당선인이 ‘낙동강벨트’ 최대 격전지인 경남 양산을 전투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여권 대표주자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울경중심에 위치한 양산을은 선거 시작부터 여야 거물급 대표 선수들의 ‘빅매치’가 이뤄지면서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혈투를 벌여 시종 관심을 끌었다.
김 당선인과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양산을 지역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만큼 야당이 자랑하는 필승 카드로 부울경 야권 대표 주자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다.
같은 경남지사 출신인 두 사람은 앞서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한차례 격돌한 후 18년 만에 여야 간 자존심을 건 ‘리턴매치’를 벌였다.
당시 김 당선인이 63.1%의 득표율로, 25.4%에 그친 민주 김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김 당선인은 이번에도 극적으로 승리하면서 김 후보에게 다시 한번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4선을 거머쥔 김 당선인은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본인의 지역구인 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을 떠나 양산을 지역구로 옮겼다. 중앙당의 낙동강벨트 탈환 요청이자 명령이었다.
김 당선인은 전략공천 직후 양산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경남 서부권 지역구를 다져오다 당의 전략공천으로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동부권 낙동강벨트 최전선에서 과연 살아서 다시 국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태산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갑자기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당의 공천에 황당해하는 아내에게 “혼자서라도 가서 장렬하게 싸우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보였다.
김 당선인의 선거운동은 독특할 만큼 ‘나 홀로 선거’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침 출근길 거리 인사부터 시장 등을 돌며 유권자들을 직접 만날 때도 186㎝의 큰 키에다 90도로 허리를 완전히 꺾는 인사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김 당선인은 “더는 세 과시나 요란한 선거가 먹히지 않는다. 김태호의 진심을 전달하는 데는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낙동강벨트 최대 격전지답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자 같은당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2번이나 격전지인 양산을에 지원사격을 하며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이번 승리로 김 당선인은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 등을 포함해 ‘9전 8승 1패’라는 대기록의 역사를 썼다.
김 당선인은 41세부터 32·33대 경남도지사를 지내 ‘역대 최연소 경남도지사’ 타이틀을 얻었다.
4선을 거머쥔 김 당선인은 야권의 우세지역으로 바람을 일으킨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탈환한 입지적인 인물로 오르면서 부울경을 아우르며 단숨에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 당선인은 과거에도 당내 잠룡으로 불려 이번 낙동강벨트 탈환으로 정치적인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여권 대표 인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손인준기자·일부연합 김태호 낙동강벨트서 당선 ‘확실’ (양산=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국민의힘 김태호 경남 양산을 후보가 11일 오전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확실’이 뜨자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4.11 ima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