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원국가산단에 바란다
[기고]창원국가산단에 바란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4.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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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태림산업㈜ 구매팀 대리
이소현 태림산업㈜ 구매팀 대리


처음에 창원산단 내에 있는 제조업을 하는 기업에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산단에서 여자가 오래 일하기 힘들다고, 버틸 수 있겠냐 하는 말도 있었다. 또 기왕이면 수도권으로 가서 일자리 알아보는 건 어떻겠냐는 권유도 있었다. 그래도 굳이 가족과 떨어지지 않고 일하는 것이 좋았고, 근무조건도 나쁘지 않았기에 크게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산업단지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이 있다. 우선, 쇳가루 날리며 직접 손으로 깎아서 일하는 것. 실제는 아니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사에 조향장치 부품을 수출하는 2차 벤더다. 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한국형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부품 입고 이후의 수입 검사, 제품 불출, 공정 작업, 출하까지의 과정 모두를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한다. 설비 정지나 품질 문제 등 이슈가 발생할 경우 각 분야 담당자에게 알람을 보내 조치를 취한 뒤 최종 결과에 대한 분석까지 제공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더욱 고도화가 구현된다면 자율 제조 수준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디지털로 전환된 제조업은 더욱 청년층이나 여성들에게도 일하고 싶은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편견은 주변에 놀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다. 이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산단 내에 복합문화센터가 1곳 생기기는 했지만, 넓은 창원국가산단의 규모에 비하면 모자란 편이다. 회식이나 모임을 하려면, 창원대로를 지나 상남이나 가음정으로 건너가야 한다. 또한 퇴근 후에 헬스나 영화 같은 것도 당연히 회사와 좀 떨어져 있는 시내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타지에서 출장을 나오신 분이 있거나, 외부 미팅이 필요할 때는 시내로 나가야 되는 경우가 많다. 산단에서 이런 비즈니스 활동들을 해결할 수가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주변에 식당이나 카페가 없다는 점이다. 구내식당이 잘 되어 있지만, 가끔 외식이 생각날 때가 있다. 유명한 맛집에 가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남천을 거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든다. 이렇게 보니 나에게 산단은 평일에 출퇴근을 하는 일만 하는 공간으로 자리잡혀 있음을 새롭게 느낀다.

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일을 계속하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점점 친구들이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학교와 일자리를 이유로 수도권으로 떠나는 느낌이다.

올해 창원국가산단은 조성된 지가 50년이 되었다고 하고, 우리 회사도 거의 40여 년이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미래에는 창원이, 창원국가산단이 청년들과 여성들이 선호할 수 있는 떠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원국가산단은 청년과 여성들이 충분히 일하고 싶어하는 곳이 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나도 함께 변화를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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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짱 2024-04-16 13:41:10
오 멋진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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