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자연 상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고체나 액체, 기체중 하나의 상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상태는 물질 입자 간의 상호작용과 온도, 압력 등의 외부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고체는 주로 강한 분자 간의 결합으로 인해 형성되어 입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고정된 형태와 부피를 가지는 상태이다. 입자들은 진동하는 정도에 따라서만 운동할 수 있다. 액체는 고체와 기체 사이의 중간 상태로, 입자들이 서로 밀집되어 있지만 고정된 형태를 가지지 않는 상태이다. 액체는 자유롭게 흐르고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입자들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고체보다는 약하지만 기체보다는 강하다. 기체는 입자들은 서로 간에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입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고정된 형태나 부피를 가지지 않는 상태이다. 기체는 압력과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할 수 있다.
액체의 특징은 유동성과 표면장력을 들 수 있다. 액체도 고체처럼 고정된 부피를 갖지만 압력을 받으면 형태가 변할 수 있다. 또 액체는 분자들이 서로 떨어져 있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에 흐름이 가능하며, 형태를 취할 때는 그 형태에 맞게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액체의 가장 큰 특징은 표면에서는 내부로 향하는 분자들과 외부로 향하는 분자들이 각각 다른 상호작용을 하게 되므로, 이러한 차이로 인해 표면장력의 발생이다.
자연스러운 상태에서의 비눗방울이나 물방울은 언제나 모양이 동그랗다. 이들을 바늘 끝으로 살짝 건드려보아도 깨지거나 터지지 않고 다시 처음과 같은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마치 서로를 끌어당겨서 얇은 막을 형성하여 방울을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것은 표면장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장력은 표면적을 늘리는 데에 필요한 힘이다. 표면장력이 크다는 것은 표면적을 늘리는 데에 힘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며 따라서 외부에서 똑같은 힘이 작용했을 때는 표면적이 작게 늘어남을 의미한다. 즉 표면장력은 표면적을 작게 하려는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표면장력은 물질의 종류와 온도에 따라서 다른데, 같은 온도일 때 물은 에탄올보다도 표면장력이 크고, 온도가 낮을수록 표면장력이 더 크다. 같은 온도의 물을 같은 부피의 구형 용기와 정육면체 용기에 담으면 용기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형태가 다를 뿐, 물질의 종류와 온도가 모두 같기 때문에 표면장력은 같다. 같은 양의 물과 에탄올을 떨어뜨렸을 때, 에탄올은 넓고 얕게 퍼지고 물은 좁고 높게 퍼진다. 좁고 높은 것이 구형에 더 가까우므로 표면적이 더 작기 때문이다. 유조선에 사고가 나거나, 유전 폭발로 인해 기름이 누출되면 바닷물의 오염이 심각해지는 것은 수면에 떨어진 기름방울은 엷은 막을 형성하여 넓게 퍼지기 때문이다. 물의 표면장력이 기름의 표면장력보다 크기 때문에 기름층이 물의 표면장력에 의해 잡아 늘여져 넓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생활 속에서 우리는 표면장력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접하게 된다. 거미줄에 대롱거리는 물방울, 쇠로 만든 바늘이나 소금쟁이가 물 위에 떠다니는 모습, 연잎 위의 빗방울이 퍼지지 않고 굴러가는 모습 등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이들 액체의 표면은 팽팽히 잡아당겨진 막의 특성을 나타내는데, 모든 액체는 표면적을 가장 작게 유지하려는 표면장력이라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둥근 모양이 되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실제 물방울은 지구의 중력 때문에 위쪽은 뾰족하고 아래는 둥근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서는 액체가 완벽한 구형을 가지게 된다.
물이 가득 들어 있는 컵에 핀을 조심스럽게 계속 넣으면, 물은 점점 볼록해져 솟아오르지만 한통의 핀이 다 들어가도 물은 컵 밖으로 쏟아지지 않는 것 또한 표면장력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온도의 물이라도 비누를 물에 녹였을 때처럼, 어떤 종류의 물질이 액체에 녹으면 그 액체의 표면장력이 작아질 수도 있는데, 이런 종류의 물질을 우리는 계면활성물질이라고 하고, 각종 세제에는 계면활성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비누가 대표적인 계면활성제로서 세탁물에 붙어있는 기름성분을 쉽게 떼어내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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