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환자의 마음
[기자의 시각]환자의 마음
  • 정희성
  • 승인 2024.04.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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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취재부
정희성 기자


2022년 6월말, 몸에 이상이 발견돼 경상국립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는 “수술한 부위가 잘 관리되고 있으니 이제는 1년 뒤에 보자”고 했다. 그리고 1년 후인 지난 3월, 병원을 다시 찾았다.

진료 후 초음파 검사 예약을 위해 간호사와 이야기를 하다 귀를 의심했다.

“8월에 오세요”, “네?…8일요?” 당시 병원을 방문했던 날이 5일이었다. “아뇨, 8월 00일요” 또 다시 간호사에게 물었다.

“지금이 3월인데 8월에 오라고요”, 간호사는 “네 전공의 문제로…초음파 예약이 많이 밀리고 전공의도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리곤 의대증원에 따른 갈등이 해소되면 검사일이 당겨질 수 있으니 그 때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밖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던 의대증원과 관련한 전공의 집단행동의 여파가 병원에 오니 바로 체감이 됐다.

2022년 6월, 지역 내과의원에서 건강검진 후 갑상선쪽에 이상이 발견됐고 며칠 후 경상국립대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재진료를 한 후 다음날 곧바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수술을 결정했다. 당시는 하루 만에 진행된 검사가 지금은 5개월의 시간이 필요해졌다.

제 때 검사를 받지 못해 기분이 영 개운치 않았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위급한 환자의 경우 진료가 늦어지면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기분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공의를 비롯해 의사들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그들에게 수술을 받았고 입원기간 동안 그들의 보살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많은 시간이 흘렸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고통도 길어지고 있다.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의대증원에 찬성한다. 하지만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오늘도 병원을 찾는 환자를 위해 정부와 전공의 모두 “이건 절대 양보 못한다”는 고집을 버린 후 허심탄회한 논의를 하기 바란다.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피해는 환자, 즉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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