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완벽한 거리’
[경일춘추]‘완벽한 거리’
  • 경남일보
  • 승인 2024.06.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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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재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시해설사
이효재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전시해설사


완전 음정(Perfect Interval)은 말 그대로 두 개의 음이 완전히 어울리는 소리를 갖고 있는 음정입니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이웃음과의 진동비가 1.5 배(2:3)일 때 서로 완전히 어울리는 화음(완전협화음정)이 되는 것을 발견합니다. 기준 음 1도(Ⅰ)로부터 1.5배 위치에 있는 음정은 5도(Ⅴ) 즉 다장조(C Major)에서 ‘도(DO)’와 ‘솔(SOL)’ 입니다.

외국에서 수업을 들을 당시 작곡과의 한 선생님께서는 이 음정은 마치 ‘부부관계와도 같다’ 고 하셨습니다. 이 부부관계의 완전한 음들이 배치가 많은 음악일수록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반대인 경우는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클래식·태교음악에 이 완전한 화음들이 많이 쓰이는 이유입니다. 만약 음악이 한 편의 시나 소설이라면, 그 문학에는 동기나 주제가 되는 주선율이 존재하며, 이 부분을 들려준 다음부터는, 주선율의 완전한 음정을 겉돌면서 불안전한 음들로 갈등을 계속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나 1~2절의 후렴구 부분에 즉,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하이라이트 부분처럼 쌓아왔던 불안한 음정들이 1도와 5도 음정이 만난 완전한 화음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냅니다.

완전화음은 혼자서는 만들어 내거나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개의 음만 울리면 화음이라고 쓸 수 없겠지요. 동시에 맞는 비율로 울려야 아름다운 음정이 됩니다.

사람 사는 세상도 이런 하모니를 어떻게 맞춰 가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도(do) 라면, 나는 솔(sol)이 돼주면 됩니다. 다소 지치거나 힘들어 보인다면 5도 위의 음높이로, 혹은 상대방이 기쁘거나 들뜬 상태라면 5도 아래의 음높이로 상대방에게 맞춰 준다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C를 아름답게 만들고자 G가 됐더니 영화 속 CG처럼 ‘함께’ 빛납니다.

2500년 전 그리스의 위대한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조화의 아름다움을 예찬했습니다. 그가 발견해 낸 ‘완벽한 거리’(Perfect Interval)는 음악에서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너와 나의 다름을 알고 이타심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배려해주며 상대방의 장점을 이해하고 더욱 빛내줄 수 있는 비율, 독자님들의 삶이 완벽한 화음의 아름다운 선율로 항상 울려 퍼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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