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역사는 되풀이된다?
[기자의 시각]역사는 되풀이된다?
  • 배창일
  • 승인 2024.06.09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창일 지역부
배창일기자


제9대 거제시의회는 지난 1991년 지방의회 출범 이후 사상 최초로 여야가 동수를 이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8석을 차지한 것이다.

늘 한쪽으로 쏠렸던 거제시의회 의석이 동률을 이루면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회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집행부를 견제할 지방의회가 같은 자치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으로 다수당이라는 우위를 점하면서 ‘집행부 거수기’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 섞인 전망이 무너지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출발부터 파열음을 냈다.

국힘은 단체장이 여당 소속인 만큼 시정 효율성과 다선 우선의 회의 규칙, 4선 의원이 두 명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전·후반기 의장은 모두 여당 몫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제8대 의회 당시 압도적 다수당임에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양보했던 선례를 들며 후반기 의장은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한 달 가까이 개원도 못 한 채 공전을 거듭하자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게 변했다. 결국 거제시의회 여야 협상단은 원 구성 협상에서 국힘에서 전반기 의장과 운영위원장·행정복지위원장을, 민주당은 부의장과 경제관광위원장을 맡기로 했고, 후반기는 반대로 민주당에서 의장과 위원장 2석을 맡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어 원 구성 최종 합의 내용을 국힘과 민주당 의원 일동 명의로 시민들에게 공표하며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최근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또다시 파열음이 나고 있다. 국힘 소속인 현 의장이 연임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은 물론 국힘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두 정당 간 합의는 어느새 뒷전이 된 모양새다.

거제시의회는 오는 7월 첫 개원하는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 거제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르면 의장은 무기명투표로 선거를 통해 선출하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가 없으면 2차 투표를 하고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거친다. 결선투표에서도 동표가 나오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

감투싸움에 눈이 먼 거제시의회가 정치적 신의를 저버리고 여야합의를 파기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거제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