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삶이라는 프로젝트를 마주하며
[경일춘추]삶이라는 프로젝트를 마주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24.06.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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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형 진주예하초등학교 교사
권태형 진주예하초등학교 교사


프로젝트, 연구나 사업 또는 그 계획. 삶은 하나의 프로젝트다. ‘나’라는 주제에 맞춰 하나의 인생 사업을 펼치는 삶. 오늘은 무엇을 할지, 일주일 후에는 무엇을 하지, 1년 후에는, 10년 후에는. 항상 고민하고 수정해가며 살아가고 있다.

어릴 적에 알고 있던 프로젝트는 회사에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하는 연구와 같은 것이었다. 교사가 되고 나서야 그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다. 내가 살아오고 있던 이 길이 바로 프로젝트의 과정이라는 것. 교육 현장에 서기 위해 교육대학교 입학, 교육실습, 임용시험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삶의 프로젝트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면서부터였다. 교육에서 프로젝트는 실제의 작업을 중시하여 일의 계획과 수행 능력을 기르는 교육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계획하고 이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배워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해내갈 수 있도록 조력하며 함께 한다. 교사와 함께 아이들은 삶의 프로젝트를 맞닥뜨리기 전 충분히 마음 근육을 키운다.

예하초등학교는 프로젝트 교육활동에 특화돼 있다. 학교마다 다양한 장점들이 있지만 프로젝트에 있어서 내공이 있으며 단단하다. 매년 2가지의 학교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최소 4가지의 학년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학교는 봄장미학교, 가을장미학교를 운영하며, 학년별로는 각 학년의 비전을 반영해 운영한다. 예를 들면 3학년의 경우 ‘도전하고 즐기며 함께 자라는 너랑 나’라는 비전에 맞춰 ‘마을 속 너랑 나’, ‘현재를 즐기는 너랑 나’, ‘과거와 만나는 너랑 나’, ‘미래로 향하는 너랑 나’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6년의 과정동안 최소 36가지를 마주한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함으로써 학생은 안정된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맛보며 삶을 향한 첫걸음을 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어른이 돼 간다. 다른 말로 하면 삶의 프로젝트를 책임져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숙명. 그렇다면 어릴 적 교육을 통해 프로젝트를 맛볼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삶의 주인공이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이들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는 교육, 우리나라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 그 방향을 향해 묵묵히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 예하초등학교. 비록 자신이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우리 아이들을 보며,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살아가는 삶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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