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윤리·인권경영’ 릴레이 기고 [13]허종길 주택관리공단 사장[끝]
‘청렴·윤리·인권경영’ 릴레이 기고 [13]허종길 주택관리공단 사장[끝]
  • 경남일보
  • 승인 2024.06.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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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렴클러스터 회원기관 ‘청렴·윤리·인권경영’ 릴레이 기고문
직장 내 갑질이 사라지기를 꿈꾸며…
허종길 주택관리공단 사장

 

1977년, 공직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즈음에 어떤 업체와의 계약에서 ‘표준 계약서’를 접하고 ‘갑’과 ‘을’의 관계를 처음 알았다. 사회 초년생임에도 생소하지만 많이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준 계약서 하나가 힘 있고 가진 자에게 ‘갑’의 지위를 부여하고 ‘갑’에게 일거리를 얻는 힘없는 자에게는 ‘을’의 이름을 붙여 사회구조를 이분화 시키지는 않았나 싶다.

이같이 무의식적이고 무감각적으로 받아들인 일상이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는 ‘갑질’의 단초가 돼 사회 전 분야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갑질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2018년 7월에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이듬해에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 폐해 척결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피해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조직의 오래된 수직 문화에서 비롯된 관행, 개인의 권익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문화, 그리고 갑질을 자행하고 있는 이들의 무감각 내지는 도덕적 해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리공단도 갑질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에 동의를 하면서 직장 내 갑질 제로(zero)화를 위해 ‘내부직원과 외부관계인에 대한 갑질 실태 인식도 조사’ 등 인식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그렇듯 갑질 또한 권한과 힘이 있는 높은 지위에서 약자들에게로 확산되는 것에 비춰보면 물의 흐름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공단에서는 임원을 비롯한 간부직원이 솔선수범하는 것이 갑질 근절의 근본적인 대책이라 인식하고 임원과 간부직원의 갑질 근절 의지를 담은 릴레이 영상을 제작해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리고 5년차 이하 직원 중심으로 ‘청렴 주니어보드’를 구성해 젊은 직원들이 느끼는 불합리한 조직문화에 대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경청하고 있다.

갑질은 우리주변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국민 78.7%(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갑질행위가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아저씨가 뭔 상관이야! 어디서 갑질이냐”고 고함을 지른다, 경비원은 쩔쩔 매며 난처해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작은 소리로 “갑질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푸념한다.

갑질은 경계가 불분명하다. 우리 모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 그리고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질 때 갑질로부터 자유롭게 될 것이다. 이것이 생활화되면 직장 내 갑질이 사라지는 꿈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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