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술인을 만나다]싱어송라이터 송동주
[청년 예술인을 만나다]싱어송라이터 송동주
  • 백지영
  • 승인 2024.06.13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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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게 안길 때/네가 날 바라볼 때/나도 몰래 이유 없이 행복해져/서툰 표현이라도 웃으며 좋아한 널/어떤 단어들로 비유할 수 있을까 - 싱글 ‘안아줘요(2203호)’ 中

언제가 시작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있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만 기억날 뿐. 밴드 활동을 하며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서곤 했던 아버지의 영향일까, 아침에 일어날 때도 청소할 때도 집에는 늘 음악이 흘렀다. 자연히 음악을 사랑하게 됐다.

독학에 나선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음악이 너무 좋으니 자꾸만 찾아보게 됐다. 교과서를 펼치는 대신 코드는 어떻게 치는 건지 등 음악적 탐구에 골몰했다.

남 얘기가 아닌 내 얘기를 담은 내 곡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진주고 1학년에 재학 중일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끄적인 가사에 멜로디를 붙이며 하나둘 습작에 나섰다.

그저 좋아서 하는 취미 정도로만 여길 때였지만, 그렇다고 대충 하기는 싫었다. 고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만치 않은 금액대의 음악 장비를 사 모았다.

자신의 곡을 직접 작사·작곡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이 선 건 군대에서다.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이 많은 시기였지만, 결단을 내리기까지 대단한 계산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싶었다.

제대 후 고향 진주에서 본격적으로 실용 음악 작곡법 등을 익힌 그는 창원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만의 속도로 노래를 만들고 불러오고 있다.

지난달 4번째 싱글 앨범 ‘안아줘요(2203호)’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송동주(30) 이야기다.

◇행복한 5년차 싱어송라이터=송동주는 지난 2020년 5월 첫 싱글 앨범 ‘The Only’로 데뷔한 5년 차 가수다.

데뷔곡을 비롯해 2021년 발표한 두 싱글 앨범 ‘문’과 ‘fallin’, 지난 5월 공개한 싱글 ‘안아줘요(2203호)’까지 그의 곡들은 어딘가 새벽녘 감성을 자극하는 듯 감미롭고 달콤한 분위기를 풍겼다.

최근 진주 충무공동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난 송동주는 곡에서 느껴지는 차분한 이미지에 비해 서너 톤은 밝은 분위기였다.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길을 걷고 있는 청년들에게서 은연중에 흘러 나오는 막막함이나 불안함, 흔들림 등은 전혀 엿볼 수 없었다.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 탓일까, 높은 자존감과 뚜렷한 자기 확신으로 ‘죽을 때까지 이 길을 걸을 것’이라고 못박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껏 주저하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냥 음악이 재미있고 행복하고 또 잘할 수 있으니까 계속하는 거죠. 제가 워낙 고민하지 않는 성격이거든요.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전제 조건을 달기 시작하면 뭐든 할 수 없잖아요. 그냥 쭉 밀고 가는 거예요.”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친 아이돌 가수들이 10대면 데뷔해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시대지만, 그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거나 눈치 보기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성격 덕이다.

“남들이 뭘 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신 제 길을 가려 해요. 주변에서 ‘이 나이엔 이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하고 연봉은 이 정도 받아야 한다’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람마다 출발지도 목적지도 다 다른 거 아니겠어요?”

◇동생과 듀엣·진주성 라이브…도전은 ‘계속’=그는 8년 전 실용음악 강습으로 연을 맺고, 이제는 형·동생으로 자리 잡은 음악적 스승을 따라 창원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곡을 만드는 틈틈이 창원을 기반으로 경남은 물론 전국 다양한 무대에 오른다. 진해 군항제나 서울 OPCD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에 서는 것은 물론 결혼식 축가 가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송동주는 “행사든 축가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잘한다며 박수받을 때 이 길을 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의 곡에 좋은 반응이 돌아올 때의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곡을 만드는 순간순간이 행복의 연속인 만큼, 그 결과물이 사랑받을 때의 충족감이 크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4번째 싱글 앨범을 발매한 그는 숨 고를 틈도 없이 5번째 싱글과 첫 정규 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8월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5번째 싱글 앨범에서는 처음으로 듀엣곡을 선보인다. 남녀 간의 사랑스러움을 노래하는 기분 좋은 듀엣곡인데, 첼리스트로 활동 중인 자신의 여동생이 듀엣 상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안아줘요(2203호)’에서는 첼로 반주자로 나섰던 동생이 차기 앨범에서는 노래까지 참여하는 것.

송동주는 “습작으로 쓴 듀엣곡이 3~4곡 정도 돼 어떤 동료 아티스트와 부르면 좋을까 생각해 왔다”며 “부모님 두 분 다 노래를 잘하셔서 동생 역시 노래를 잘하는데, 갑자기 동생이 곡의 분위기에 어울린단 생각이 들어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정규 앨범은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를 목표로 작업 중이다.

7~8곡 정도 담아낼 예정인데, 한 곡 한 곡 자식처럼 소중해 심혈을 기울여 깎고 또 깎아내다 보니 언제 완성된다고 못 박긴 쉽지 않다.

그동안 묵묵히 곡을 만들고 각종 공연에 나섰던 송동주는 이번 싱글 발매를 기점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활동을 강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지금껏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지 않았는데, 계정을 개설해 자신의 노래 영상을 올려볼 계획이다.

“싱글 앨범 곡을 라이브 클립처럼 올려볼까 생각 중이에요. 진주성 같은 지역 곳곳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는 걸 촬영해 보려고요. 각종 커버(타인의 곡을 부르는 것)도 선보일까 구상 중이고요. 온라인으로든 오프라인으로든 저만의 색깔이 담긴 노래와 분위기를 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작업실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송동주. 사진=송동주
싱어송라이터 송동주가 진주 충무공동 영천강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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