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숨은 영웅들] 강대식 6.25참전유공자회 진주시지회장
[6.25전쟁 숨은 영웅들] 강대식 6.25참전유공자회 진주시지회장
  • 정웅교
  • 승인 2024.06.2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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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경남서부보훈지청 공동기획
“북한군 대치 순간, 죽음 다가왔다 생각”
“수많은 북한군이 전선에 포진한 모습을 처음 봤을 적에는 과연 내가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지 그런 의문도 들었습니다”

올해 95세가 된 강대식 6·25참전 유공자회 진주지회장은 전쟁 당시 북한군과 최전선에서 대치했던 상황을 이같이 회상했다.

1930년 사천에서 태어난 그는 맥아더 연합군 사령관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리에 펼친 무렵에 부산훈련소에 입대됐다. 혹독한 훈련을 마치고 최전방으로 배치된 그는 총을 들고 수많은 북한군과 대치했다.

“최전방에는 동료 군인들 30여명과 함께 했습니다. 그들과 함께 일주일 내내 교대 근무를 하면서 곧 닥칠 북한군과의 전투를 준비했었습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언제 전투가 벌어질 지 모른다는 무거운 긴장감이 반복되던 어느 날, 북한군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더 많은 아군 병력들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그는 “새로운 군인들이 들어오면 최전선으로 보내고, 또 다른 군인들이 충원되면 다시 앞으로 교대 투입하면서 조금씩 북한군에 압박을 가하던 중에 아군 병력들이 함께 대거 투입되면서 그동안 대기하던 산허리에서 벗어나 고지로 올라가게 됐다”고 했다.

토산을 밟고 올라서자 그의 눈에 보인 것은 능선에 포진한 수많은 북한군의 모습들이었다. 처음 이 광경을 본 그는 “어떠한 물욕과 욕심도 사라지는 풍경이었다”고 기억을 떠 올렸다. 죽음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만 같았고, 어떻게 하면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고 했다.

다행히 전선이 교착되면서 전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공포 심리는 한동안 지속됐다. 적과 대치하는 동안 늘 그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했다.

“안 좋은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전쟁이 끝나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이겨내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최전방에서 전우들과 함께 매일을 치열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다른 고통이 찾아왔다.

알 수 없는 기침과 가슴 통증으로 진료를 받은 그는 ‘늑막염’ 진단을 받게 됐다.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조치에 따라 그는 육군병원으로 이송됐다.

늑막염 탓에 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고 그 길로 전역을 해야 했다. 전역 후에도 2년간 병원에 다니며 늑막염을 치료했고, 이후 공직자의 길을 걷게 됐다.

6.25 참전 유공자회 진주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참전 유공자들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쟁의 참혹함을 최전선에서 목격했기에 참전 유공자회 회원들의 아픔과 고통을 십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년들에게도 “요즘 경제가 어렵고 취업난 등으로 힘든 청년들도 많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각 방면에서 도전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꼭 성취를 이뤄 나가는 그런 도전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정리=정웅교기자



 
경남서부보훈지청 보훈기자단 최유나 기자가 강대식 6.25참전유공자회 진주시지회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경남서부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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