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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저희'
icon 이태영
icon 2015-08-24 15:05:14  |  icon 조회: 1022
‘우리’와 ‘저희’

‘우리’라는 말 속에는 함께 한다는 동질감을 넘어 표현하지 못할 친근감 있는 여러 뜻이 숨어 있어 자주 사용하여야 하지만, ‘저희’와 혼돈하여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바르게 사용하였으면 한다.

‘우리’라는 대명사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포함하여 함께 가리키는 것이고, 두 번째,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포함하지 않고 자신과 그 주위의 사람을 집단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그래서 첫 번째 경우에는 낮춤말인 ‘저희’를 사용할 수 없고, 두 번째 경우에만 낮춤말인 ‘저희’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듣는 이를 포함하는 집단을 낮춰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경우, 직장상사에게 “저희 회사에서 먼저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할 때, ‘회사’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포함된 집단이므로 낮춤말을 사용할 수 없어, 듣는 이가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 회사’라고 해야 한다.

두 번째 경우, 친구에게 “우리 집에 놀러 갈래”라고 하는 것은, 말하는 이의 집은 듣는 이가 포함되지 않지만 맞는 말이며, 친구가 아니라 말하는 이보다 높아 낮출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저희 집’이라고 낮추어 말할 수 있다. 이 때 ‘우리 어머니,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 등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저희 나라’라고 해야 할까?, 다른 지역에 사는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우리 창원에서는’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저희 창원에서는’라고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듣는 이가 포함되지 않은 집단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우리 창원에서는’라고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나라, 민족, 특정 지역은 한 구성원이 낮추어 말하기에는 너무 클뿐더러 다른 집단과 어떤 절대성을 갖기에 낮춤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듣는 이에게 ‘저희’라고 할 수 있는 대상은, 말하는 이가 포함된 구성원을 말하는 이가 낮추어 말하는 것에 대해, 그 구성원이 묵인 또는 동의 가능성이 있는 작은 규모의 집단만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포함된 집단에 대해서는 ‘우리’라는 말을 먼저 사용하고, ‘저희’라는 말은 듣는 이가 포함되지 않는 집단을 낮추어 말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우리’라는 말은 자신이 포함된 집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어 함께 하는 모두를 아우르는 더 넓고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되므로, 친근감 넘치는 ‘우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여 함께하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태 영(마산중부경찰서 청문감사실)
2015-08-24 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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