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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언어와 어문규범
강동현  |  kca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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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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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밝아지고 있다. 그런 징후는 어떤 개념을 특정 짓는 낱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둡고 부정적인 말들을 애써 솎아내고, 긍정적이고 밝은 말들을 쓰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무심결에 내뱉는 말이라도 네거티브(negative)한 뉘앙스를 풍긴다면 간혹 비난의 대상이 될뿐더러 여론의 도마에 올라 무참히 난도질을 당하기 일쑤다. 특히 글쟁이들은 부정적인 글자 표현에 무척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례를 든다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하루아침에 부도를 맞아 파산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오갈 데 없는 이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 내몰리면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 나갔다. 그 당시 대다수 언론에서는 ‘노숙자(露宿者)’로 표현하면서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연일 소개했다. ‘한뎃잠 자는 사람들’은 주로 역 근처에 몰렸다.

▶요즘은 ‘노숙자’란 말 대신에 ‘노숙인’이라 표현한다. ‘놈 자(者)’를 쓰기보다는 ‘사람 인(人)’으로 하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장애자라 하지 않고 장애인으로 부른다. 이처럼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배려를 하는 말들이 철철 넘쳐흐른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맑고 밝게 가꿔질 것이다. 반면에 정작 우리가 지켜야 할 어문규범에 대해서는 낯부끄러울 정도로 관심 밖이다.

▶어문규범(語文規範)은 언어생활에서 따르고 지켜야 할 공식적인 기준을 말한다. 즉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예사롭게 여기는 징후는 생활 주변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설레임’이란 상표의 아이스크림이 있다. 설레임을 먹으면 절대로 마음 설레지 않는다. ‘설렘’이 올바른 표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굳이 끄집어내 꼬집지 않더라고 즐비하다. 긍정의 언어가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먼저 어문규범을 지켜내는 것이 필수다.

강동현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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