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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축제 같은 선거문화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김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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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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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은 ‘3월과 4월 사이’라는 시를 통해 ‘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 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제비꽃 피고’라고 노래하고 있다.

 남도의 봄은 이 시의 표현처럼 흐드러진 꽃의 향연이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한 켠으로 물러선 요즘, 먼저 봄의 전령 매화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청에서는 해마다 ‘삼매’에 얽힌 이야기가 봄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남사의 원정매, 단속사의 정당매, 산천재의 남명매가 그것이다. 670여년 된 원정매는 고려 원정공 하집이 심은 것으로 등걸은 고매(古梅)로서의 품격을 갖추었고 3월말이면 고목의 순에서 핀 홍매는 그 역사를 말하고 그 앞의 하집의 ‘매화시’비가 그 운치를 더한다. 640여년 된 정당매는 단속사에서 공부하던 통정 강회백이 젊은 시절 심었던 것으로 백색이며 홑꽃으로 경남도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450여년 된 남명매는 남명 조식선생이 61세 되던 해에 산천재 뜰에 손수 심은 것으로 3월말이면 연홍매로 반겹 꽃이 핀다.

 매년 봄이 되면 보는 이의 오감을 자극하고 심사를 희롱하는 봄꽃과 관련된 축제가 봇물을 이룬다. 봄의 전령들인 산수유, 매화, 동백,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연이어 아름다운 자태를 들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광양 다압면 섬진마을의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봄바람의 매화 꽃 물결을 뽐냈고, 구례군의 산수유축제도 햇병아리처럼 세인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족하다. 봄꽃 축제의 대명사인 벚꽃축제는 남도 곳곳에서 열릴 예정으로 상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매년 4월 1일에 시작하는 진해군항제는 전국 최대(最大), 최고(最古)의 벚꽃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4월 초에 열리는 화개장터 벚꽃축제 또한 영·호남 주민들이 함께 화합의 축제 한마당을 펼칠 수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봄꽃들의 향연으로 우리의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른 요즈음, 한 켠에서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요란스러운 선거 열풍이다. 후보자들은 국민들을 하는 처럼 떠 받들고 그들의 어려움을 한 방에 다 해결해 줄 것처럼 외친다. 유권자들은 ‘해봤자 그게 그거야’ 하며 일과성으로 치부하며 빨리 지나가 버리기를 바라는 정치적 무관심도 여전하다. 후보자와 유권자가 따로 노는 이러한 풍토는 올바른 선거문화의 정착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4월 11일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진작부터 우리 주변에는 고질적인 부정·타락선거에 대한 걱정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그러기에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는 선거운동이 부정·타락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비교법적으로 검토해보아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와 금지 조항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누구도 선거운동에 대한 각종 규제를 폐지되거나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이러한 엄격한 선거법이 있음에도 선거 때마다 금권선거, 관권선거, 흑색선전, 선거과열이 문제가 되고 선거사범이 속출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법은 공정한 선거를 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여기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해질 때 공평무사한 선거, 후유증 없는 아름다운 선거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상춘객들의 설렘으로 봄꽃축제가 활기를 띄듯이 성숙하고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미래 지향적 선거문화 정착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선거를 통해 건강한 민의가 표출되고 이를 통해 선출된 선량들에 대한 기대가 자연의 섭리에 따라 피고지는 봄꽃들의 향연을 대하는 상춘객의 마음처럼 맑고 밝고 아름답게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봄꽃축제처럼 기다려지고 아름답게 어우러져 그 향기 널리 널리 퍼져 시민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짓게 하는 그 바램은 우리 모두의 합일된 노력으로 이번만은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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