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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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사천문화원장)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해방 이후 67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우리가 겪어온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것은 먼저 주권재민의 민주체제를 만든 것이고, 다음은 반만년을 이어 온 가난을 몰아낸 것이며, 마지막으로 언론의 자유가 있는 활기 넘친 사회를 건설한 것이다.

이렇게 지난날을 펼쳐놓고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는 정말 대단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35년 동안이나 전 국토를 통째로 빼앗기고, 온 겨레가 이민족의 종노릇을 한 질곡으로부터 벗어난 해방정국에서 우왕좌왕 할 때, 그래도 수많은 반대세력을 물리치고 국민 스스로가 뽑은 대표자로 하여금 나라를 이끌게 할 정치체제를 선택했다. 게다가 ‘가난은 하늘도 못 구한다’는 절망 속에 반만년의 세월을 살아온 것이 우리 민족 아니던가. 보릿고개를 겪어 보지 못한 세대에게 감히 말하건대, 지금 70세를 넘긴 고령자들은 굶기를 밥 먹듯 하는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린 배를 움켜쥔 채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금싸라기 같은 전답을 팔아 치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농사가 유일한 삶의 방편이었던 그 시절 전답이 없으면 살길이 막연한 줄 알면서도 자식의 앞날을 먼저 생각한 어른들이었다. 그렇게 만든 지식이 오늘날의 한국경제를 창조해 냈다.

사람이 사람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세상이라야 한다. 우리 손으로 뽑은 정치집단이 국민과 한 약속을 자기 마음대로 뜯어 고칠 때, 전횡을 일삼는 정치에 대해 지적조차 하지 못하게 할 때, 우리들은 과감하게 일어서서 독재에 항거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언론의 자유를 쟁취했다. 지금 우리는 잘못하는 정치에 대해 마음 놓고 꾸짖고 비판해도 사찰을 받지 않는다. 지난날 우리 조상들이 귀양살이를 떠나면서 읊조렸던 ‘성은이 망극’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읊조리지 않아도 된다. ‘당나귀 귀인 임금님의 귀’를 백두 대낮에 외쳐도 잡아 갈 사람은 없다. 우리의 생활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국가 경제는 이미 선진국(OECD) 수준에 올라섰고, 세계의 언론들은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 우리의 위상을 다른 선진 국가들과 비교하고 평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 손으로 정치가들을 선택할 순간에 처해있다. 길거리에는 어깨에 띠를 두른 사람들이 자기를 뽑아 달라고 줄지어 서서 머리를 조아린다. 이들이 내건 정치구호는 한결같다. 어느 곳에 공단이나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 학생들에게는 학비를 감면하겠다는 것, 노인들을 향해서는 남은여생을 편안히 해 주겠다는 것 등의 달콤한 언질들이 대부분이다. 모두가 잘사는 조건하에서 더 잘살게, 더 편안하게 해 주겠다는 것들이다. 그러면서 현재 정치를 맡고 있는 사람들을 꾸짖는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해방이후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삶을 보존하기 위해 가장 정성을 쏟아야 할 부분이 국방이다. 그런데 우리의 환경을 뒤집으려는 사람들이 안팎으로 가득 차 있다. 밖으로는 북쪽이 핵을 들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며칠 후면 그 핵을 담을 미사일을 쏘겠다고 으르렁 댄다. 안으로는 나라를 보전하기 위한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들은 중국이 남해바다에 군침을 흘리면서 이어도에 대해 “항공기와 함정을 통한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이를 외면한다.

바다는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다. 우리의 희망이 바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제 1위를 자랑하고 있은 우리의 조선 사업이 바다가 없다면 가능이나 했겠는가. 바다로 벋어 나가 우리의 오늘이 있게 했다. 국가 경제에 힘이 실리면 실릴수록 바다를 지켜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 된다. 이들 국가들은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외교력을 행사해야할 상대국들이다. 이겨내야 할 대상이 북한이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체제이고 경제적으로 번영을 구가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방이 무너지면 우리도 함께 무너진다.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게임을 하고 있다. 그 게임에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선거에는 이 게임을 성곡적으로 치러낼 인물과 정치세력을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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