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다시 사랑하라
사랑하고 다시 사랑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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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사랑은 대부분 아픔과 고통에서 시작되어 기쁨을 동반하고 황홀한 도취로 마비시키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아픔의 변신일 뿐 참된 기쁨과 감격 자체는 아닐 수도 있다.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그 사랑이 비극성을 내포해 주기를 기대하며 성공적인 완성보다는 비극적인 미완성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여운을 남겨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아니면 애당초부터 짝사랑의 기질을 다분히 갖고 있으면서 이루어지지 못한 신비의 사랑을 인생의 보배로써 오랜 세월동안 가다가 꺼내보며 추억에 잠기기 위해 가슴속 깊이깊이 간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랑은 비극적인 미완성의 여운도, 뿌리를 내리는 첫사랑이나 짝사랑의 기질도 아닐 것이며 겉으로 닦아서 광을 내는 빛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사람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기막힌 설교가 아니라 하찮은 것일지언정 참으로 진솔한 사랑이며 해맑은 미소나 한 방울의 눈물일 수도 있다. 흐르는 물과 같이 자연스럽고 맑고도 티 없는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통하여 감동시키는 인간 삶의 본질적 모습이기에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렇다고 모든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운영할 줄 아는 사람들의 사랑만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나 반수면 상태같이 몽롱한 환상이며 그 환상이 데려다주는 아지랑이 아롱대는 봄볕 같은 세상일 것이다, 또한 그 귀에 부어내리는 감미로운 속삭임이고 어지럼증 같은 꿈길을 걷고 있는 기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환상과 기분이 그럴 뿐이지, 첫사랑의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사람에 따라서 비록 나쁜 사람과의 첫사랑일지라도 첫사랑은 언제나 제 맘대로 꾸미고자 하고 실제와는 다른 환상으로 떠올리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실패를 황홀히 떠올려 음미하고 새김질하면서 찬란히 비춰 보며 성숙해 가는 것이다.

사랑의 실패, 그것은 철없던 나이의 풋사랑이든, 아프고 아픈 짝사랑이든 실패로 끝났다는 비극성 그 한가지만으로도 얼마나 예술적인 인상을 풍겨 주는가 말이다. 사랑의 실패는 그의 정신연령을 성숙시켜 주게 되니 사랑은 모름지기 실패할수록 향기로운 예술이며 높은 정신연령에 이르는 길이 된다고나 할까. 젊은이들이여, 상처로 아픔으로 자신을 단련시킨 후에 상대의 사랑을 멋지게 받아들일 능력도 갖추어서 사랑하고 다시 사랑하라고.

사랑하기 전에 먼저 감정의 손익계산을 따져 본다면 그 사랑은 깊은 쟁기자국을 남길 수 없는 것이려니 모름지기 사랑하라. 때론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이라도 인생에서의 그 진실만은 소중히 실천하라.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라. 그 이상의 멋과 아름다움은 절대로 없으리라. 그대들이여, 진실한 사랑에는 신뢰가 있고 후회가 없고 더 나은 미래를 약속받는 소망이 있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관계에 힘겨운 부등식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일진대. 사랑한다는 것은 더 없이 큰 축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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