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도 모르겠다는 의무휴업 소비자 골탕?
본사도 모르겠다는 의무휴업 소비자 골탕?
  • 황상원/곽동민
  • 승인 20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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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첫날, 대부분 공지 소홀…헛걸음 시민 불편만 초래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강제로 쉬게 하는 ‘진주시 유통기업 상생발전과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가 첫 시행된 8일 오후 진주시 한 기업형 슈퍼에 휴일안내 글이 붙어 있다. 오태인기자

 

“본사에서도 의무휴업을 시행하는지 잘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지난 3일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도내 시·군 가운데 관련 조례를 공포한 진주와 창원시의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8일 의무휴업에 들어갔지만,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는 데 소홀해 소비자들의 혼란이 빚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휴무일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며 큰 불편을 겪는가 하면 중소 상인들 또한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개정 유통법 국회통과에 따라 창원과 진주 지역은 SSM에 대한 영업을 규제(2·4째주 일요일 의무휴업))하는 조례가 곧바로 시행되면서 8일 창원시 준대규모 점포 20여곳, 진주시 준 대규모 점포 10여곳 등 30여개 매장은 이날 의무휴업을 시행했다.

이날 창원·진주지역에서 의무휴업을 한 SSM업체는 탑마트와 롯데슈퍼마켓, GS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이다.

하지만 이날 본보가 창원·진주지역 해당 업체의 매장에 무작위로 전화를 한 결과, 의무휴업에 따라 ‘매월 2·4째주에 문을 열지 않는다’는 내용을 자동메시지로 안내한 업체는 GS슈퍼마켓 뿐이었다.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평소 영업을 할 때의 홍보 연결음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전화를 받지 않아 해당 매장이 영업을 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일부 매장들은 본사 콜센터로 바로 연결이 됐지만, 창원과 진주의 해당 매장이 영업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또다른 SSM 업체의 경우에는 지역 매장 입구에 의무휴업을 공지하는 안내문을 붙였지만, 전화로는 역시 영업 중이라는 안내 음성이 나와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본사 관계자는 “의무휴업을 시행하는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좀더 자세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공지하는 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창원의 한 SSM 매장을 찾은 주부 이모(33·창원시 의창구)는 “강제규제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법에 따라 의무휴업을 시행했다면 전화로는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게 소비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냐”면서 “대기업에 걸맞은 자세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창원과 진주 곳곳의 SSM에서는 휴무일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G사가 운영하는 진주시 평거동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5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10여대의 차량이 장을 보기 위해 들렀다가 출입구에 붙은 휴무 안내문을 보고 되돌아 갔다.

주부 김모씨는 “맞벌이다 보니 평일보다는 주말에 장을 보러 오는 편”이라며 “오늘 슈퍼가 쉬는 날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부는 “넷째주에는 대형마트도 휴무라는데 그러면 토요일에 미리 사다놓아야 겠다”며 “솔직히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에 들어갔지만 정작,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5년여째 조그만 수퍼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대형마트가 1개월에 고작 2번 휴업한다고 해서 골목상권이 살아나겠냐”며 “대형마트 야간영업도 제한 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이 지역 마트나 기업형 슈퍼들은 밤11시나 12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농협 하나로마트도 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산면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주변에 있는 대기업 슈퍼마켓이 쉰다고 해도 하나로마트는 그대로 운영을 하니 결국 다들 그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제대로 골목상권과 영세상인들을 보호하려면 하나로마트도 쉬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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