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아침논단
수원여성 피살사건, 경찰 거듭나는 계기로김영식 (한국국제대학교 총장)
경남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04.16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얼마 전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건뉴스를 접하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을 것이다. 수원에서 일어났던 20대 여성 피살 살해사건 말이다. 우선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믿어지지 않을 일일 것이다. 경찰이 조금만 진정성을 가지고 처리했더라면 귀중한 생명은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 피해 당사자가 전화로 상황의 급박함을 알렸는데도 그렇게 안이하고 한가하게 대처했는지 우리로서는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112신고센터에 전화로 “지금 성폭행당하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그리고 신고된 전화로 “아저씨, 아저씨 살려주세요”라고 말을 했는데도 신고센터 담당경찰은 “부부싸움 같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세상천지에 부인이 남편을 아저씨라 부르는 부부가 어디 있으며 특히 지금 성폭행당하고 있다는 상황설명까지 했는데도 그렇게 판단을 했다는 것이 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가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신고센터에 전화로 전달해 주었는데도 “주소 좀 알려 주세요”라고 한가하게 대응했다는 점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사건이 터지자말자 조현오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사퇴를 하는가 하면 경찰에서도 부실한 수사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의 기본적 책무를 완수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이 언론방송을 통해 온 국민에게 알려지자 국민적인 분노와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떠들썩했다. 이 사건을 통해 경찰이 다시 한 번 어떻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총선에 묻혀 관심도 없어 보이는 듯해서 참으로 안타깝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면 언제나 그러했듯이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서 경찰책임자가 사퇴하고 그 사퇴가 수용돼 책임자가 물러나면 마치 사태가 다 해결된 것처럼 또 조용해진다. 이번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이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 사건이 발생하면 항상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겠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합당한 처리방법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으려면 국민의 생명보호에 대한 책임감과 그것에 바탕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으면 또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보았듯이 경찰 일부에서 피해자 소재지에 대한 정확한 주소도 알 수 없고, 또 일대 모든 집을 다 뒤질 수도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것 못지 않게 사건을 접한 경찰이 피해자의 생명보호에 대한 확고한 책임의식과 진정성이 없이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112신고센터를 통해 피해자가 상당시간 절박한 상황을 전달하였는데도 경찰이 미온적으로 그리고 대단히 소극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분노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경찰의 입장에서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예를 들면 위치추적 등 개인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든지 경찰체계와 제도에도 부분적인 문제점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신설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경찰이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운 급박한 상황의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 없이도 위치정보 등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개인의 정보수집이 본인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등의 법적인 문제 이전에 지금 당장 피해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생존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경찰이 개인정보 수집 등에 법적인 미비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법을 고쳐 보완해야 할 것이다. 112신고센터 자체 운영상의 제도적인 문제점이 있다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법적인 미비점이나 제도적인 문제점 못지않게 경찰의 책임성과 진정성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거듭 태어나야 한다. 두 번 다시 112신고센터가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비난을 더 이상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변화된 모습으로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받는 날을 보고 싶다.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