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요즘 주택가, 전통시장 등지에서 흔히 ‘○○농협에서 생산한 쌀 20Kg 1포를 3만원에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트럭 판매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 편에서는 당연히 시중가격이 4만5000원이 넘는 상황에서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고 트럭 1대 분량의 쌀이 순식간에 팔리는 광경을 목격하곤 한다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쌀에도 족보가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소비가 간과하고 단순 가격만을 보고 구매, 결국 밥맛이 없고 수입쌀 같다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불만을 제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쌀의 족보란 품종(쌀의 유전자 계열 중심으로 설정), 년산(벼 상태로 수확한 연도), 도정일자(벼를 쌀 또는 현미로 가공한 일자), 원산지(쌀이 재배된 지역, 수입산일 경우 생산국가), 생산자 및 가공자(쌀을 가공한 미곡처리장) 등이다. 지난 2011년 11월 1일부터 시행한 등급표시(1~5등급 : 싸라기, 분상질립, 피해립 등 비정상 쌀의 혼입정도를 감안)와 올 12월 1일부터 의무화되는 단백질 함량 표시(단백질 함량에 따라 수, 우, 미로 나눔)가 추가돼 시행되고 있는 양곡표시제를 말하며, 가공·판매자는 반드시 포장재 전면(산물판매 : 푯말)에 표시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이러한 양곡표시제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품질정보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생산자에게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유도하기 위하여 정부가 2006년부터 도입·시행하고 있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지자체에서 거짓표시, 미표시 등 사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즉 소비자가 저가미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년산, 도정일자, 등급, 단백질 표시 등을 꼼꼼히 살핀 후 구매하는 것이 밥맛 좋은 쌀 구매의 첫번째 요건인 셈이다.
햅쌀임에도 터무니없이 가격대가 낮거나 생김새(국내산:쌀알이 둥글고 작음, 미국산:국내산보다 크고 김)가 달라 수입산으로 의심될 경우 진주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신고하면 각종 검사를 통하여 국내산과 수입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반만년을 우리 밥상의 주인으로 자리해 온 우리 쌀이 계속 사랑받기 위해서는 투명한 유통과 소비자의 선택 안목이 깊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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