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주 (경상대 의대 교수·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피로'는 계절 탓이 아닌 간염의 바로미터일 수 있어 평소와 다르게 무기력증과 심한 피로 등이 나타난다면 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C형 간염은 평소 국가검진이나 직장검진 등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감염 후 오랜 기간 동안 방치하며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C형 간염은 아직 대중적으로 흔하게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며 발병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질환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조사된 질병관리본부 보고에도 2001년 3,000건이었던 C형 간염 환자 보고 건수가 2011년 4,252건으로 약 1.4배 증가하며 10년 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C형 간염 국내 유병률은 1%, 약 6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진단과 검진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국내 여건 상, '숨어있는 환자 수'도 감안해야 한다. 또한 C형 간염의 경우 혈액을 통한 일종의 전염병이기 때문에 이 숨어있는 환자들로 인한 향후의 유병자수는 더욱 증가할 위험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 지역 주민들은 더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C형 간염은 서울 등의 내륙에 비해 부산·마산과 같은 경상남도 해안지역에서 높은 유병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C형 간염이 알려진 것이 20년 전인 것에 비해 일본, 유럽, 미주에서는 더 흔한 질환으로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외국 문물 교류와 외국인 수용의 통로가 되었던 해안지역의 지역적 특성 상 타 도시 대비 C형 간염 환자 수가 높은 것이다. 이에 이 지역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잦은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느껴질 때 C형 간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간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각한 질환이 예방된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아쉽게도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C형 간염은 계속해서 바이러스가 변화하는 변장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백신이 없다 보니 피어싱, 수술, 1992년 이전 수혈, 문신 등을 통해 혈액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C형 간염의 가장 중요한 대책은 '검진'이다. 조기 검진으로 진단이 된다면 페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치료를 통해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C형 간염 치료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 박멸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만성화된 C형 간염이 간경화 및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한 검진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간은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단계까지 진행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C형 간염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 정기 검진으로 간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비위생적인 문신, 주사기 공동사용, 피어싱 등 타인의 혈액과 섞일 수 있는 감염경로를 최대한 피하고 불법으로 시행되는 '소독되지 않은 침'에 의한 감염 등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도 예방을 위해 개인이 철저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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