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상대성과 자살
존재의 상대성과 자살
  • 경남일보
  • 승인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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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 속에서 보편적 생존이 가능하다. 생존이라는 원초적 욕구에는 문화·사회적 욕구가 뒤섞여 여러 현상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인생을 살다보면 수많은 갈림길에 마주서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인간 내면의 특정 품성이 결정하는 바가 크다.

▶운명이라는 것에 때로는 맞대결의 의지로, 때로는 인간존재의 미약함과 자연의 거룩함에 고개를 숙이는 진지한 내면을 구성하기도 한다. 본래 인간의 모습은 변치 않을지 모르나 다른 사람과 사회와 자연과의 대화를 통한 상대적 의미부여는 끊임없이 변화시킬 수 있다.

▶학교 주변에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최대 40만 명은 선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교과부는 7월말까지 초·중·고 700만 명 모두 정신건강 검사를 한다고 한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자살은 인간의 개인사(個人事)나 사회사(社會事) 모두 그것의 상대적 의미를 내면화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빈번하다. 특정 개인에 부닥친 그 모든 상황은 절대의 상황과 개념이 아니라 다른 방법과 절차가 있을 수 있는 상대적 상황이고 개념이다. 상대적 의미나 상황이라는 말은 다른 대안이나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 말은 우리가 세상사 부딪히는 일에 다른 변수를 찾아내기에 서툴다는 의미다.

▶세상일이라는 것은 더 냉정하게 말하면 뭇사람들의 욕구와 욕망의 여파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들이다. 그래서 이들과의 충돌과정이 순탄할 수가 없다. 여기에는 자기 수정이나 의미 부여에 대한 확신으로 미지의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만들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상황을 상대적으로 객관화시키는 데서 냉정한 자기존재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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