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민 기자
그렇지만 취재현장에서 장애인 관련행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속에 드는 감상은 씁쓸함이 대부분이다. 장애인의 날을 따로 지정하고 장애인 주간을 정해 이 기간 장애인을 위한 기념식과 행사를 치른다는 것이 실제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한편으론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무관심하면 이런 기간까지 정해야 했을까 하는 감상이 들 때도 있다.
한 TV광고에서 대한민국이 약소국에서 G20 의장국으로 성장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상으론 경제적 성장은 강대국 반열에 올랐을지언정 사회적 성장은 아직 청소년기 정도라고 생각한다.
학생시절 영국에서 1년간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학생신분이다 보니 자연히 공공버스를 타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적어도 시내버스 중에서는 단 한 대도 계단이 있는 버스를 타 본 기억이 없다. 런던에서도, 옥스포드에서도 기자가 머물렀던 해안가 시골마을에도 시내버스는 모두 저상버스였다. 그리고 모든 버스는 운전석 뒤쪽의 의자 3~4열을 모두 접이식으로 돼 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를 타기 쉽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입구와 출구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들어오고 나가기 편하도록 좌석을 최대한 배제한 구조였고 특히 뒷문은 문이 두쪽으로 말그대로 활짝 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반면 한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2011년 현재 7대도시중 가장 높은 곳이 서울시로 22.1%(1667대), 9개도 중 가장 높은 곳은 경남도로 21.8%(334대)라고 한다. 국내에서 가장 저상버스 보급률이 높은 곳도 겨우 5대 중 1대가 저상버스인 실정이다.
진주는 백정의 신분차별을 해소하고자 하는 형평운동의 발상지로 대한민국 인권운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저울의 균형이 딱 맞는 상태를 일컫는 ‘형평’.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균형이 딱 맞는 형평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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