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잠실벌에 가가城을 세웠다
레이디 가가, 잠실벌에 가가城을 세웠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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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팝스타 …월드투어 '본 디스 웨이 볼' 공연 열려
▲사진설명=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6 -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이 열리고 있다.

 

"내 공연이 정부로부터 18세 이상 등급으로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18세 이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 팝 스타 레이디 가가가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본 디스 웨이 볼(Born This Way Ball)'의 첫 포문을 열었다.

공연장은 무대가 열리기 수 시간 전부터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4차원 패션'으로 이름을 날리는 그녀의 팬답게, 팬들의 복장도 가지각색이었다.

꼭 끼는 호피무늬 바지에 인상적인 검은 선글라스를 낀 이용진(27) 씨는 "가가 누나가 너무 부럽다"며 "3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 빨리 보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팬 중에는 외국인도 꽤 눈에 띄었다.

공연을 보고자 대구에서부터 왔다는 미국인 크리스토퍼 파월(31) 씨는 "나는 그녀의 음악과 에너지가 좋다"며 "그녀가 약자들의 편에 서는 모습이 멋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그녀의 명성답게 변화무쌍했다.

잠실 주경기장 높이와 거의 맞먹는 중세의 성(城)을 형상화 한 무대는 어느 신화의 한 장면 같았다. 좌우 8개의 거대한 스피커는 무대를 호위하는 듯했다.

오후 8시20분께 가가는 실제 말 두 마리를 앞세우고 오프닝곡 '하이웨이 유니콘'을 부르며 등장했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거대한 무대는 좌우로 움직이며 관객을 압도했다.

레이디 가가는 공연 초반부터 관객들 위에 완벽하게 '군림'했다. 두 번째 곡으로 정규 앨범 타이틀 곡 '본 디스 웨이'를 부르며 5만여 명의 군중을 하나로 모은 것.

팬들은 그의 노래에 맞춰 방방 뛰고 몸을 흔들며 그녀가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레이디 가가는 오늘 공연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패션감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히트곡 '저스트 댄스'를 부를 때 가가는 피아노 건반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또 최근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등장했던 '붉은색 고깃빛 드레스'도 등장했다. '아메리카노'와 히트곡 '포커 페이스'를 부르면서 무대를 온통 생 고깃덩이로 꾸며 '정육점'을 방불케 했다.

열 벌이 넘는 의상을 선보이며 레이디 가가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파파라치'를 부르며 기관총으로 3D 입체 영상 조형물을 사정없이 날려버리는가 하면, 오토바이에 엎드린 채 여자 백댄서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화끈'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본 디스 웨이 볼' 첫 공연에서는 레이디 가가의 종교적 메시지와 탈 젠더적 성향도 드러났다.

소파 위에서 남녀 댄서들과 한데 엉켜 혼연일체를 이루기도 하고 '일렉트릭 채플'을 부를 때는 무대 여기저기를 붉은 십자가로 장식했다.

십자가들의 각 중앙에는 "옆의 친구를 꽉 안아주라"는 그녀의 말처럼 붉은 하트가 새겨져 있었다.

그녀의 공연을 앞두고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거나 기도회를 열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디 가가는 무대에서 외쳤다.

"비록 저는 한국어를 할 줄은 모르지만 여러분이 즐거워하는 것은 알겠군요!"

한편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에 앞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독교를 비하하는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은 즉각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레이디 가가는 동성애를 미화하고 정당화시키는데 자신의 음악과 공연을 이용한다"며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위해 목사가 되겠다며 기독교를 모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예로 성행위나 자살을 묘사하는 퍼포먼스, 생고기로 만든 옷 등을 꼽았다.

이와함께 미래한국 청년네트워크·참문화 대학생포럼 등 8개 청년단체로 이뤄진 대한민국 문화수호 범 대학청년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레이디 가가의 월드투어는 단순한 예술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청년과 미성년 학생들의 가치관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저급한 외설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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